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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일 만의 우승 박현경, 준우승 아홉 번의 마음고생 풀었다

 

지이코노미 김영식 기자 | 박현경이 이소영을 연장 승부에서 누르고 910일 만에 통산 4승을 신고했다.

 

박현경은 지난 21시즌 ‘크리스 F&C 제43회 KLGPA 챔피언십’ 우승 이후 준우승만 아홉 번을 기록하며 우승 문턱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2년 반 만에 우승선물을 받았다.  

 

박현경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최종일 이소영과 연장 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갚진 우승을 따냈다.

 

박현경은 대회 최종일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버디 5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이소영과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동타를 기록해 연장전을 시작했다.

 

연장 1차전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해 2차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갔다. 2차 연장에서 이소영의 티샷이 벙커에 빠져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고 두 번째 샷이 헤저드에 빠지며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우승의 여신이 박현경으로 기울었고 차분히 파를 기록한 그는 제주에서 우승을 선물받았다.

 

박현경은 세 번의 우승이후 준우승만 아홉 번을 하면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우승 후 눈물을 보인 박현경은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많은 분께 ‘괜찮다’, ‘내 시간이 올 거다’, ‘간절할 때는 지났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정말 간절하게 준비했고 우승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좋아서 지난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아홉 번의 준우승으로 마음고생했던 시간을 털어놨다.

 

박현경은 지난해에도 이 대회 준우승을 기록하고 제주도에서 성적이 좋았다. 그는 “원래 안 그랬는데, 올해 제주도에서 열린 대회는 한 대회 빼고 6위 안에 들었었다. 지난해에도 준우승해서 대회 시작 전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며 제주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아버지와 독립을 외쳤던 박현경은 다시 한 번 아버지와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현경은 “스스로 독립해 보겠다고 아버지에게 먼저 말했었는데, 2주 휴식기 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아직 아버지에게 배울 게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때 아버지에게 다시 부탁을 드렸다. 약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성적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부탁을 드렸다”며 아버지와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박현경은 상금순위 3단계 뛰어오르며 5위, 대상포인트도 2단계 뛰어오르며 4위로 올라섰다.

 

샷 감각을 되찾고 아버지와 호흡을 다시 맞춘 박현경은 “올 시즌 2개 대회가 남았는데,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또 하면 좋겠지만, 지난주부터 좋았던 샷감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남은 대회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