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없는 시즌, 김대섭 상금 2위 선전
대회수 지난해 80% 밑돌아, 김비오 3개대회 뛰고 상금왕 '해프닝'
►단 3개 대회 출전에 2승을 기록하며 상금왕에 오른 김비오.<사진/KGT>
[소순명기자 ssm667@naver.com] 한국프로골프투어(KGT) 2012 시즌이 28일 원저 클래식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국내 남자골프투어는 3∼4년전부터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투어로 빠져나가면서 스타 플레이어 부재 현상을 빚어왔다.
여기에 회장 선거를 들러싼 협회의 내분으로 인해 대회수가 줄고, 여자투어에 비해 인기도 시들해졌다.
급기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2부투어에서 뛰는 김비오(22, 넥슨)가 단지 3개의 국내 대회에 출전으로 2승을 챙겨 상금왕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내 남자투어가 얼마나 선수층이 얇고 스타플레이어가 없는지를 잘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일본과 미국 무대로 진출한 김경태(26, 신한금융그룹)가 지난해 5개 대회만을 뛰고도 상금왕을 차지하는 기현상이 2년째 이어져 국내파 선수들은 할말이 없게 됐다.
►군 복무 후 하반기 대회만 출전하고도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2위에 오른 김대섭.<사진/KGT>
스타 부재 속에서도 노련한 김대섭(31, 아리지CC)의 선전이 눈에 띤다.
지난 8월 군복무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투어로 복귀한 김대섭은 9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뒤 10월 열린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김대섭은 아마추어 신분이던 1998년과 2001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하면서 '한국오픈의 사나이'라는 명성을 다시 입증했다.
김대섭은 시즌 막판 상금 랭킹 2위로 뛰어올라 상금 레이스에 불을 붙였지만 대회 출전 수가 적어 역전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국내파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무대를 갖지 못한 것은 내분에 휩싸여 투어를 활성화하지 못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책임도 크다.
KPGA는 올해 초부터 협회장 자리를 놓고 집행부와 반대파가 법정 소송을 벌이는 등 집안싸움에 몰두했고 지난해 17개였던 정규대회는 올해 13개로 줄어들었다.
더욱이 올해 열린 13개 대회 중 7개가 유럽프로골프투어, 아시아투어, 원아시아투어 등 해외 투어와 공동 주관한 대회여서 국내선수들의 대회 출전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약관의 어린나이인 이상희(왼쪽)와 김민휘가 각각 대상과 신인상을 차지해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사진/이배림기자>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상희(20, 호반건설)가 대상을 수상했고 김민휘(20, 신한금융그룹)가 프로데뷔 후 첫 우승과 함께 신인왕을 차지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됐다.
하지만 이들 '젊은 피'들도 국내 투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해외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국남자골프는 스타 플레이어를 국내에 잡아둘 대책이 절실한 상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