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대진 편집국장 |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분야 세계 1위인 바이오사업부를 매각한다. 예상 매각가는 6조 원대로 올해 나온 인수합병(M&A) 매물 중 최대 규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 주관사를 모건스탠리로 정하고 인수 후보 기업과 접촉하고 있으며 조만간 본입찰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6조 원대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바이오부문 매출은 4조1,343억원으로 제일제당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식품과 물류(CJ대한통운)의 각각 39%에 이어 매출 비중이 세 번째 큰 영역이다. 영업이익은 2,513억원으로 전체의 30%다.
그린바이오 시장은 라이신 등 동물의 생육을 돕는 사료용 아미노산과 핵산·MSG 등 맛과 향을 내는 식품조미소재 등을 다룬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 등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다.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부문 매각 결정은 글로벌 업황에 따라 수익 편차가 크고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린바이오 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유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원재료 시황과 육류 소비 수요에 따라 3~5년 주기로 실적변동성이 크다.
바이오부문 매각이 마무리되면 CJ제일제당은 '제2의 슈완스'를 인수해 식품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CJ헬로비전을 LG그룹에,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각각 매각했다. 이를 통해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2조 원에 매입했다. CJ제일제당은 팬데믹 기간 슈완스 물류망을 통해 미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식품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화이트바이오(기존 화학·에너지산업 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와 푸드테크로 분류되는 레드바이오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남겨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