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항만 작업 현장에서 ‘안전’은 더 이상 당연한 말이 아니다. 여전히 중량물이 오가고, 거대한 크레인이 바삐 움직이는 공간에서는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진다. 바로 이 지점을 바꾸기 위해, 광양제철소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손을 맞잡았다.
17일부터 이틀간, 광양제철소에서는 ‘2025 상반기 항만안전 정기교류회’가 열렸다. 이름만 들으면 익숙한 관행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 행사는 조금 달랐다. 전국 7개 항만 점검관들과 하역업체, 해수청, 광양제철소 관계자 등 50여 명이 실제 사례와 현장 중심의 해법을 들고 광양에 모였다. 말 그대로 ‘실전’ 안전을 논하는 시간이었다.
첫날에는 광양제철소 제품부두에서 이뤄진 개선사례가 공개됐다. 중량물 취급 시 충돌 위험을 줄이는 자동회전장치, 작업자의 손을 대체하는 영전자식 마그네틱 크레인 등. 사람 대신 기술이 위험을 막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메모지엔 질문이 빼곡했다.
둘째 날엔 더 구체적인 현장 점검이 이어졌다. 여수해수청과 광양제철소가 합동으로 부두 설비와 안전관리 체계를 직접 살폈다. 단순히 “잘 되어 있군요”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었다. 현장에 적용된 사례들을 어떻게 각자의 항만으로 옮길지, 바로 다음 단계까지 논의됐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박병준 항만안전 감독관은 "항만에 대해 지속적인 안전 작업장 운영과 항만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선제적인 안전 관리를 통해 항만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 정대현 부장은 "포스코 및 관계수급사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광양제철소 원료 · 제품부두에서 함께 많은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다"며 "본 교류회를 통해 안전 마인드 형성을 재확인하는 등 우리 광양제철소도 안전에 최우선해 모든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동안 이어진 정기교류회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서, 항만 안전의 실질적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이곳에서 나온 실천적 모델들이 다른 항만에도 확산된다면, 항만안전특별법 이후 한 단계 도약한 ‘사고 Zero’ 항만으로 가는 길이 조금은 선명해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