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공직 사회의 투명성과 신뢰,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광주광역시가 말보다 실천을 택했다. 그것도 한 발 앞선 기술과 함께.
17일부터 이틀간 광주시 인재교육원에선 조금 특별한 교육장이 열렸다. 시청과 자치구, 소방본부, 산하기관 등에서 청렴·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름하여 ‘감사 관계관 워크숍’. 말만 거창한 행사가 아니다. 행정의 최전선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마주치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워크숍이다.
첫날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청렴교육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형식적인 강의는 없었다. 국민권익위 등록 청렴강사인 박을미 변호사가 직접 나서 현실 사례를 바탕으로 강의를 이끌었다. ‘이런 상황,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들이 이어졌고, 공직자들은 단지 듣기만 하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고민하고 토론하는 주체가 됐다.
이어진 특강은 ‘AI 활용’이라는 요즘 말로 ‘핫한’ 주제. 반복 업무를 줄이고, 감사 기록을 어떻게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실질적인 방법들이 소개됐다. 인공지능이 공직 감사 업무에도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탄이 울린 셈이다.
둘째 날은 더 실무적으로 깊이 들어갔다. 김수종 대구광역시 감사위원장이 직접 나서 감사보고서 작성법과 질의응답 기법을 전수했다. 매번 반복 지적되는 사례들, 문장 하나로도 의미가 달라지는 보고서 문안 작성 노하우까지. 실무자 입장에선 ‘필요했던 바로 그 교육’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광주시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반부패 청렴의식 강화 △실무 역량 향상 △업무 효율성 제고 △감사기관 간 협업체계 구축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표다.
임태형 감사위원장은 “감사도 시대가 바뀌면 달라져야 한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만들기 위해선 일선 실무자들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며 “청렴한 공직문화를 현장에서부터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공직 사회에서 ‘청렴’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키워드를 한자리에 놓고 고민한 흔치 않은 자리였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실무 교육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