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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대자보 도시’ 시동…주민 손으로 만드는 걷고 싶은 길

- 통학로 개선부터 차 없는 거리까지…시민이 주도하는 보행환경 실험 본격화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자동차 중심의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보행자가 주인공이 되는 도시. 광주광역시가 그 전환점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출발선에 선 건 다름 아닌 시민들이다.

 

광주시는 시민 주도형 보행환경 개선 사업인 ‘2025 걷고 싶은 길’ 리빙랩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도로 정비나 시설 보강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안을 모색하며, 실행까지 맡는 실험적 프로젝트다. 말 그대로, ‘시민이 도시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5곳은 ▲광주에코바이크 ▲송정1동 ▲운암3동 ▲일곡동 ▲화정1동 주민자치회다. 이들은 각기 다른 지역의 사정과 문제를 안고 있지만, 공통된 목표는 분명하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도시.”

 

광주에코바이크는 ‘보행&자전거 버스’라는 독특한 모델을 내세웠다. 어린이들이 도보나 자전거로 함께 등하교할 수 있도록 지역이 직접 운영을 돕는다. 보호자가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함께 아이의 통학을 책임지는 구조다.

 

송정1동은 광산로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속 중심의 교통 정책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디자인하는 거리 문화가 핵심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직접 운영 방식을 결정하며, 실천까지 감당하는 방식이다.

 

운암3동은 초·중학교 주변 통학로의 실태를 조사하고, 스스로 문제를 발굴해 개선한다. 주민들이 직접 발로 뛰며 ‘우리 동네 길’의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안전을 위한 방안을 구체화한다.

 

일곡동은 마을 안 보행 단절 구간을 연결해, 걷기 좋은 길을 확장해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길을 닦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의 걷기 습관과 생활 방식까지 바꾸려는 시도다.

 

화정1동은 초등학교 인근에 보행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캠페인을 통해 등·하굣길을 안전지대로 만들 계획이다.

 

광주시는 각 단체에 12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하지만 진짜 핵심은 예산이 아니라 ‘참여’다. 누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하느냐’를 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자동차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출발점이다. 시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광주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