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간 2차 무역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종 승인은 남아 있지만, 양국은 희토류 공급, 유학생 제재, 관세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에 필요한 모든 영구 자석과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도 중국과의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것이며, 그 중에는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등록할 수 있도록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특히 유학생 문제에 대해 "나는 이 부분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55%의 관세를,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 합의가 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양국 모두에게 엄청난 승리"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이 부과하는 55%의 관세는 기존 25% 기본 관세 외에 펜타닐 밀매와 관련된 20%의 추가 관세, 그리고 10%의 기본 추가 관세가 합산된 것이다.
이번 협상은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2차 협상에서 도출됐으며, 이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논의된 협정을 사실상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협상을 이끌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세계 최대 두 경제 대국이 기본적인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승인을 거쳐 즉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참여한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역시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율이 유지될지를 묻는 질문에 "확실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였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자동차와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영구 자석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가공 비중은 90%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향후 무역 긴장 고조 시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자동차 기업 등 주요 제조업체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를 6개월 단위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전략적 자원 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2차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수출 허가를 한시적으로 복원하는 대신, 미국은 제트 엔진·관련 부품, 플라스틱 제조에 필수적인 에탄 등 일부 품목의 대중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탄 생산·수출국이며, 중국은 주요 수입국이다. 양국 정상의 최종 승인 이후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시 승인할 계획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카란 광물안보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의 희토류 지배적 지위는 미국 기업들을 직접적 위험에 노출시키며, 체결된 어떤 합의도 언제든지 번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