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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초여름, 수국과 함께 걷는 4대 명품 정원 산책

- 몽글몽글 수국이 빚어내는 초여름 정원의 풍경
-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해남의 대표 민간정원
- 사계절 변주하는 생명력 가득한 정원 속 힐링 여행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바야흐로 신록이 짙어가는 초여름, 해남의 정원들은 몽글몽글한 수국과 함께 한껏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다.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찾아오는 해남의 정원들이지만, 특히 이 계절만큼은 수국의 우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꽃과 나무, 물길과 숲길이 어우러져 생명력 가득한 풍경을 자아내는 해남의 대표 정원 네 곳을 찾아 초여름 산책에 나서보자.

 

해남군 계곡면에 자리한 ‘문가든’은 원래 황폐한 밭과 과수원이던 곳을 문홍식 대표가 수년간 정성 들여 카페와 정원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1만여 평의 광활한 부지에는 300여 종의 수목과 초화류가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나무와 꽃들은 걷는 이의 발길을 자연스레 멈추게 한다. 특히 정원과 맞닿아 있는 오류제 저수지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저수지 위로 날아드는 철새와 계절마다 변하는 흑석산의 풍광이 정원의 경계를 허문다.

 

‘차경’이라 불리는 이 경관 기법 덕분에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정원의 일부가 되어 방문객의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든다. 저녁이면 은은한 조명이 켜져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문가든은 전남 18호, 해남 최초의 민간정원으로서 해남 정원문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삼산면에 위치한 ‘비원’은 2024년 전라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그 매력을 인정받았다.

 

정원주인 김미정 대표가 전국 각지를 발로 뛰며 모은 수목으로 1만 6,529㎡의 부지를 수놓은 비밀스러운 정원이다.

 

두륜산 자락의 옛 마을 산비탈 자연지형을 살려 다랑이논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여러 테마의 정원이 이어진다.

 

100년 된 철쭉이 중심을 이루는 ‘한울정원’, 수국과 동백이 조화를 이루는 ‘수국동백정원’, 장미터널을 지나면 펼쳐지는 ‘별빛전망대’에서는 해남 들녘의 시원한 풍광까지 만날 수 있다.

 

정원 곳곳에는 작은 연못과 돌멩이 하나까지 정성껏 가꾼 흔적이 살아 있어 방문객은 자연의 품에서 느긋한 쉼을 경험할 수 있다. 개인 주택 정원에서 시작해 관광농원으로 확장된 비원은 2023년 전남 민간정원 28호로 등록되어, 해남의 또 다른 정원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기업도시 솔라시도 내 산이면 구성리에 위치한 ‘산이정원’은 전남 최초의 사립식물원으로, 현재 국내 최대 규모 정원으로 성장 중이다.

 

산이정원은 ‘산이면의 정원’이라는 뜻과 ‘산이 곧 정원이 된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16만 평에 이르는 광대한 부지에는 ‘맞이정원’, ‘노리정원’, ‘동화의 정원’ 등 여섯 개의 주제별 정원이 펼쳐져 있고, 5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자연과 예술이 함께 공존한다.

 

이곳은 산책 공간을 넘어 수목원, 미술관, 카페, 친환경 놀이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다양한 세대가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매 계절마다 진행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투어도 방문의 즐거움을 더한다. 규모가 큰 만큼 미리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현산면 봉동마을에 자리한 ‘포레스트 수목원’은 해남 최초의 민간 사립수목원으로, 6만여 평 숲을 따라 1,400여 종의 식물이 조성되어 있다.

 

이 수목원은 산림청 ‘산림생명자원 관리기관’과 국립수목원 ‘국가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으로 지정되어, 희귀품종 보존과 증식,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수국정원은 다양한 색과 형태의 수국이 산 능선을 따라 펼쳐져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5월부터 촉성 재배된 화분 수국 전시가 시작되고, 6월 중순에는 수국 축제가 열려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다. 산림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동서양 철학적 이상향이 담긴 소정원들이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은 식물과 자연을 깊이 체험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남의 정원들은 자연 그대로의 생명력과 인간의 섬세한 손길이 만나 만들어낸 공간이다. 수국이 주는 몽글몽글한 행복감 속에서 걷는 길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눈과 마음이 모두 쉬어가는 쉼터가 된다. 봄과 여름이 만나는 이 시기에 해남 정원 산책은 바쁜 일상에 여유와 힐링을 선사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을 안겨준다. 해남의 정원에서 초여름의 푸르름과 꽃향기를 온몸으로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