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그룹이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T1’과 통신 요금제 ‘더47플랜(The 47 Plan)’을 출시했다. 그러나 ‘미국산’을 강조한 이 제품이 실제로는 중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지시간 17일 CNBC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성조기가 새겨진 황금색 스마트폰 ‘T1’을 공개했다. 해당 기기는 안드로이드15 운영체제(OS), 6.8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전면 1600만 화소, 후면 50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499달러다.
트럼프는 재임 중 애플과 삼성 등을 겨냥해 "해외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내 전자제품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번에도 트럼프그룹은 T1이 ‘미국에서 제조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IDC의 프란시스코 헤로니모 부사장은 “이 제품이 미국에서 설계·제조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중국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가 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현재 미국에는 스마트폰을 즉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며 중국 생산설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그룹은 스마트폰과 함께 월 47.45달러짜리 이동통신 요금제 ‘트럼프모바일’도 선보였다. 무제한 통화, 문자, 데이터는 물론 긴급출동, 원격의료, 약국 할인 혜택도 포함된다. ‘더47플랜’이라는 이름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제47대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요금은 주요 통신사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트럼프모바일은 “미국 내 3대 통신사와 동일한 커버리지를 제공하며, 미국 기반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주장했지만, 고객센터 상담원은 “보안상 콜센터 위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일가가 정치 경력을 활용해 브랜드 상품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한 이해충돌 우려도 계속된다. 트럼프그룹은 시계, 운동화, 성경 등을 판매하며 지난해에만 800만달러 이상의 라이선스 수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