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센텀하이브’ 오피스텔에서 바닷물 유입과 곰팡이, 조경수 고사 등 심각한 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부실 시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입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준공 직후 지하 주차장 내 벽면에서 고염분 수치가 측정되는가 하면, 일부 세대의 화장실 천장에서 곰팡이가 번지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지하 구조물은 전문기관 안전진단 결과 콘크리트 중성화, 철근 피복두께 부족 등의 문제로 ‘D등급’을 받았다. 이는 통상 준공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에 적용되는 등급으로, 신축 건물에서는 이례적이다.
해당 건물은 연면적 22만9천㎡ 규모로, 오피스텔 387실과 오피스 1620실, 상업시설 192실을 포함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단지를 고급 주거 상품으로 홍보하며 분양 당시 최고 15억 원대 가격을 책정한 바 있다.
건물은 애초 올해 1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지하 누수와 외벽 방수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용승인은 지난 4월 30일에야 이뤄졌다.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염분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지하주차장 벽면 염도는 0.83%로 일반 수돗물의 80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해 바닷물 유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입주민 B씨는 “사전점검 당시 시공사가 누수 구역을 가림막으로 가려 공개하지 않았다”며 “하자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 승강기 사고에 불신 증폭…당국 책임론도
이달 6일에는 단지 내 승강기 한 대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입주자 3명이 허리·무릎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포스코이앤씨는 “급하강은 없었고 안전 점검을 위한 정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입주민들은 연이은 하자 발생과 무관치 않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건축 인허가를 담당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자청은 “법적 요건을 충족해 사용승인을 내줬다”고 해명했지만, 입주민들은 “하자 여부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승인했다”며 승인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 신안산선 터널 붕괴로 사망사고…“자료 제출도 미비”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지난 4월 11일 신안산선 광명시 일직동 구간 공사 중 터널이 붕괴돼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의 시공사이기도 하다.
광명시에 따르면 사고 발생 17시간 전부터 지반 이상 징후가 있었지만 공사는 계속 진행됐다. 사고조사위원회는 포스코이앤씨와 시행사 넥스트레인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양측 모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광명시는 현재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 용산 ‘하이엔드’ 마케팅에 비판 여론
잇단 부실 논란 속에서도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해 ‘오티에르 용산’이라는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개관한 홍보관에서는 유럽산 마감재와 AI 조망 시스템, 전 세대 테라스 설계 등을 내세우며 고급화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쪽에선 바닷물이 스며드는 오피스텔을 짓고, 다른 쪽에선 최고급 주거지를 홍보하는 모순된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희민 대표 체제에서 브랜드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신뢰 회복을 위한 전면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까지도 송도센텀하이브 하자 발생 건수 및 신안산선 사고 관련 자료 미제출 이유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