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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관세 불확실성 크다…금리 인하, 아직 시기상조”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불확실한 관세 정책과 복합적인 경제 흐름 속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동시에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이런 환경을 경험한 적이 없고, 예측 능력에 겸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는 올해 안에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은 “참석 위원들 간 금리 경로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경제 전망을 뒤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경제는 현재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연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7%에서 1.4%로 낮췄고, 연말 실업률 전망도 4.4%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동시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2.7%에서 3.0%로 올렸다. 성장률 하락과 물가 상승, 실업률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다.

 

미국 언론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동시에 실업률 상승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는 금리 인하 압박을 일정 부분 약화시키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에 그쳤고, 도매물가도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반면 경기 둔화 신호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감소했으며, 기업들의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적인 압박도 이어졌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에는 멍청한 사람이 있다”며 파월 의장을 겨냥해 “유럽은 10번이나 금리를 내렸는데 우리는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금리를 최소 2%포인트 더 내려야 한다. 2.5%포인트 낮으면 더 좋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외부 압력과 경제 지표가 혼재하는 가운데, 연준은 일단 ‘관망’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고 고용시장도 강하다”며 “정책 조정 전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몇 개월 간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의미 있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세와 관련된 물가 자극 가능성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관세의 영향은 4월을 정점으로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상승이 관측되고 있다”며 “PC나 오디오·비주얼 장비 등에서 가격 인상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 유가도 변수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연준의 금리 완화 정책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은 “관세 효과의 규모와 지속 시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지금은 확실한 방향이 보일 때까지 신중히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