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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美, 中에 중재 촉구했지만 “손 떼고 있을 가능성”

중국, 이란산 원유 90% 수입…호르무즈 봉쇄 땐 직격탄
미국, 중국에 이란 설득 요구…중동 혼란은 중국에 ‘전략적 기회’?
중국, 이란 편들며도 수위 조절…이스라엘 직접 비난은 자제
중국, 원유 수입 다변화로 충격 흡수 가능성도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란과 주요 산유국,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개입에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 차단을 경고하자, 미국은 중국에 이란 설득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적극적 중재엔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을 자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간주해 왔다. 특히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수입하고 있는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은 이란 원유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며 실익을 챙겨왔다.

 

이란 의회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고,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려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에 달하는 2천만 배럴이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하며, 중국 수입 원유의 절반가량도 이 경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중국이 이란을 강하게 제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네오 왕 에버코어ISI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이란 문제에서 직접 개입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혼란은 오히려 미국의 전략적 집중을 분산시켜 중국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외교적으로는 이란에 우호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직접 비난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비난은 삼갔다. 유라시아그룹은 이에 대해 “중국이 외교적 균형을 택해 자국 이익을 지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호르무즈 봉쇄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해역 안정은 국제 공동 이익”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차단 시 중국 역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면서도, 러시아·사우디·이라크 등 대체 수입처가 풍부한 중국은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유가 폭등으로 미국과 유럽이 불안정해질 경우, 이는 전략적으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연구원은 “중국은 유가 급등으로 서방이 흔들리는 상황을 오히려 반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