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고흥군이 공직사회에 조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변화의 흐름을 예고했다. 오는 6월 30일 자로 퇴직 예정인 공무원 4명을 배웅하고, 7월 1일 자로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민선 8기 후반기 행정 체계에 본격적인 재정비를 가한다. 이번 퇴직과 인사는 인력 이동을 넘어, 오랜 세월 고흥군 행정을 이끌어온 베테랑들의 퇴장과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이 교차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퇴직 예정자 4명은 각자의 분야에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흥군정의 기틀을 다진 인물들이다. 이들은 조직 안팎에서 실무와 리더십을 두루 경험하며 고흥의 행정 역사를 함께 써 내려왔다.
기획실 노연숙 지방서기관은 1990년대 초 공직에 입문해 예산, 기획, 조직관리 등 주요 정책 업무를 맡아왔으며, 34년 4개월간의 근무를 끝으로 올해 6월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12월 31일 정년을 앞두고 6개월간의 연수에 들어가며 조용히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도양읍 박준희 지방기술서기관은 28년 1개월간 건설·토목 분야의 실무를 책임져왔고,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해 6월 30일을 끝으로 조기 퇴직하게 된다.
보건소 신남숙 지방간호사무관은 무려 37년 1개월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6개월 공로연수에 들어가며, 지역 보건 행정의 산증인으로 기억된다.
종합민원실 류사석 지방농업사무관은 농정 분야에서 현장 중심의 행정을 이끌어왔으며, 34년 7개월의 경력을 마무리하고 1년간 공로연수를 통해 정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처럼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묵묵히 걸어온 이들의 퇴장은 조직에 아쉬움을 남기지만, 동시에 새 인물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고흥군은 이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7월 1일 자로 정기 인사를 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승진 2명을 포함해 총 24명 규모로, 실무와 정책 라인을 아우르는 보직 이동과 직무대리 인사까지 폭넓게 진행된다.
김동현 관광정책실장은 4급으로 승진 전보돼, 관광 산업 육성과 문화 전략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준식 건설과장은 4급으로 승진하며, 고흥군의 각종 인프라 사업과 도시개발 행정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5급 전보 인사도 핵심 보직을 중심으로 대폭 이뤄진다. 최남규 기획실장, 조정미 종합민원실장, 류나영 주민복지과장, 강춘자 행정과장, 정혜경 여성가족과장 등은 군정 핵심 정책을 조율하는 실무 라인으로 이동했고, 조봉근 문화체육과장, 김경아 보건정책과장, 김혜영 분청문화박물관장도 조직 내 문화·보건 분야의 재정비를 맡게 됐다.
이와 함께, 직무대리 승진의결자들도 대거 포진해 미래 조직의 핵심 인재로 눈길을 끈다. 임정모 신재생에너지과장, 류상훈 포두면장, 신승식 도화면장, 임수영 풍양면장, 김영우 동일면장, 류윤정 건강증진과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의 현장에서 조직을 이끌며 실무 능력과 책임감을 동시에 검증받게 된다.
김숙미 보건소장은 직무대리에서 전보 형식으로 이동하며, 기존 보건 분야의 연속성과 안정성 확보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퇴직과 인사는 고흥군이 민선 8기 후반기를 준비하며 조직 운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군정 핵심 기능을 맡고 있던 베테랑들의 이탈 이후에도 조직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경험자 중심의 전보와 실력 중심의 승진을 병행한 것이 특징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인위적이지 않고 조직의 순환과 전문성 강화라는 원칙에 따라 구성됐다”며 “퇴직자들에 대한 존중과 함께, 후속 인재들이 책임감을 갖고 군정 운영에 힘을 더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단지 인사의 교체를 넘어, 고흥군이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행정 세대교체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