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손바닥에 비누 거품이 보글보글, 기침할 땐 팔꿈치에 쏘옥"
전남 함평군 어린이집 아이들이 요즘 아침마다 배우는 ‘건강 주문’이다. 함평군이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어린이 건강 지키기에 나섰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집 아동들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과 생활 예방수칙을 집중적으로 안내하며, 지역 사회의 건강 안전망을 촘촘히 다지고 있다.
군은 7월과 8월 두 달간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교육 프로그램 ‘오늘 심은 건강씨앗, 내일은 건강나무’를 운영 중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언어로 지어진 이 프로그램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놀이와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육은 실생활 중심으로 이뤄진다. 올바른 손 씻기와 기침 예절부터 시작해, 진드기 회피법, 폭염 대비 행동요령, 예방접종의 중요성까지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다.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교육으로 흥미를 끌고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뷰박스’라는 손 씻기 체험 장비를 활용한 실습이 눈길을 끈다. 손에 형광물질을 바른 뒤 평소대로 손을 씻고, 뷰박스 안에서 자외선으로 씻기 전후를 비교해보는 방식이다. “깨끗이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손가락 사이에 빛나는 게 남아 있어 깜짝 놀랐어요”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위생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교육 현장은 그 자체로 교육적이다.
감염병 예방의 또 다른 축은 예방접종 관리다. 군은 생애주기별 접종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접종 시기가 도래한 아동의 보호자에게는 문자나 전화로 직접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일정이 지연되거나 누락된 아동에 대해서는 재안내와 접종 독려를 병행하며, 접종률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함평군 보건소 관계자는 “예방접종은 개인의 건강은 물론 공동체의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아이들이 제때 필요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은 아동뿐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들도 함께 대상에 포함된다. 함평군은 여름철 수인성 감염병과 식중독의 집단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교사들에게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교육 내용에는 감염병 의심 증상 발생 시 초기 대응 절차, 보건당국과의 협력 체계, 신고 및 격리 기준 등 실무적인 대응 매뉴얼이 포함돼 있다.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어릴 때부터 익힌 위생 습관은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하게 된다”며 “감염병 없는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아동과 교사 모두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함평군은 앞으로도 교육을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고, 계절별로 반복성과 누적 효과를 고려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감염병 예방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함평의 아이들 손에 심어진 건강 씨앗. 그 싹이 자라 건강한 청소년, 더 나아가 지역의 건강한 미래로 자라날 날을 군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