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천연자원은 인도네시아, 기술은 광양… 고부가가치 동맹 시동

- 광양경자청, 바탕경제특구와 투자협력 교류회… 산업협력·시장 진출 본격화
- 제지·금속가공·화학·에너지 분야 상생 모색… 양국 기업 1:1 상담도 활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양만권과 인도네시아가 손을 맞잡고, 자원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청장 구충곤, 이하 광양경자청)은 21일 전남테크노파크 대강당에서 ‘한-인도네시아 투자협력 교류회’를 개최하며, 인도네시아 바탕(Batang) 특별경제구역과 본격적인 산업 협력의 문을 열었다.

 

이번 교류회는 지역을 넘어선 전략적 산업 협력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광양경자청은 인도네시아 현지를 직접 방문해 투자전방산업부 차관과 면담하고, 바탕경제특구를 비롯한 전략 거점과 협력 기반을 다졌다. 이번 행사는 그 결과물로, 현장 실무자와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이어가는 후속 실행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인도네시아 바탕경제특구 운영기관, 광양만권 소재 기업 관계자 등 약 6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바탕경제특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첨단 산업집적지로, 한국 및 일본 기업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바탕은 자카르타에서 약 150km 떨어진 중부 자바에 위치해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석유화학, 해양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 중이다.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의 알리 안디까 와르다니(Ali Andika Wardhana) 대사대리는 이날 환영 인사에서 “한-인도네시아 간 교역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5대 투자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광양과 바탕 간의 협력은 전략적으로 매우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졌으며, 양측 모두에게 산업적·경제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특구 간 협력은 일회성 투자 유치를 넘는 폭넓은 의미를 지닌다”며, “공공 인프라 개발, 기술이전, 산업인력 교류 등 장기적 협력이 병행될 때 양국 경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양경자청 구충곤 청장은 “광양만권은 제철, 석유화학, 항만물류, 신소재 산업이 집적된 대한민국 남부 산업의 중심지”라며, “이곳에 인도네시아의 천연자원 가공 소재가 유입되고, 이를 한국의 기술과 인프라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탈바꿈시킨다면, 한·중·일 시장을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 청장은 “이번 교류회를 통해 제지, 금속가공, 기능성 화학, 에너지 등 4개 주요 분야에서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향후에는 배터리 소재, 수소연료, 탄소저감 기술 등 미래 산업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서도 교류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와 한국ESS산업진흥회 소속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무역진흥센터와 1:1 상담 테이블을 구성하고,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모빌리티 분야의 수출·투자 가능성을 적극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도네시아 진출 시 고려해야 할 관세 정책, 현지 규제, 투자 인센티브 등이 상세히 공유되었으며, 일부 기업은 바탕특구 내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측은 바탕경제특구의 주요 개발 현황과 투자 인센티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탕특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개발 의지가 실리는 지역으로, 법인세 감면, 토지임대 지원, 통관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은 자국의 천연자원을 현지에서 가공하지 않고 한국 등 우호국가의 기술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광양경자청 관계자는 “광양만권은 여수국가산단, 광양제철소, 율촌산단 등 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으로, 동남아 시장으로의 산업 수출 전진기지로서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바탕경제특구와 지속적인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류회는 가시적인 성과를 넘어, 중장기 산업 외교의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양국은 서로 다른 자원과 기술, 인력과 시장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협력의 시작점이, 동남아와 동북아를 잇는 산업 벨트를 만들어내는 미래지향적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