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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현, 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우승…공동 2위 고지원과 성유진 1타 차 꺾어

-4라운드서 5타 줄여, 3타 줄인 고지원에 역전승
-시즌 첫 30대 챔피언, "디오픈 보며 시야 넓혀…골프 외에 삶도 챙겨보기를"

배소현이 우승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든 채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KLPGA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배소현(3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배소현은 3일 강원도 원주시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6,50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몰아치고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의 성적을 낸 배소현은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치고 올해 신설된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이다.

 

지난해 3승을 거둔 배소현은 올해 첫 승을 따내며 통산 승수를 4승으로 늘렸다. 지난해 9월 제13회 KG레이디스오픈 이후 11개월 만의 우승이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30대 나이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93년생인 배소현이 처음이다. 최근 KLPGA 투어 30대 챔피언도 지난해 9월 KG레이디스오픈의 배소현이었다.

 

배소현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영국으로 다녀온 '골프 여행'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배소현은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 디오픈을 직접 관전하고 돌아왔다.

 

배소현이 우승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사실 이렇게 시즌 중에 골프채를 1주일 이상 놓아본 것이 처음이었다"며 "연습량도 부족하고 귀국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인지 배소현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60위에 머물렀고, 2라운드 공동 11위로 올라선 이후 3라운드 공동 2위, 4라운드 우승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시야를 넓히고 온 경험이 좋아서 기대도 됐지만 1차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며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스윙할 때 중심축이 흔들리는 선수가 거의 없어서 저도 백스윙 동작을 교정했다"고 영국에 다녀온 효과를 설명했다.

 

배소현은 또 "사실 디오픈을 가기 전에는 골프가 '절반은 선수의 몫이고 절반은 운'이라고 여겼지만 가서 보니 선수 영역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진표 강원도지사가 배소현에게 우승 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제가 골프를 안일하게 대했다고 느껴서 제가 더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디오픈 대회장 바로 앞에 숙소를 얻고 하루 종일 선수들 연습과 경기를 보면서 제가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도 느꼈다"며 "로리 맥길로이가 예전 북아일랜드 대회에서 부담이 컸다고 말한 인터뷰나 스코티 세플러가 기본을 잘 지키는 모습 등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빨리 은퇴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저는 이번에도 영국에 다녀오면서 대회가 끝나고 하루 정도 제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후배들도 너무 골프 선수로서 삶만 살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삶도 챙기면 더 즐겁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은퇴할 때까지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롱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 대회 우승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장면으로 배소현은 3라운드 샷 이글을 꼽았다.

배소현은 "사실 그전까지 선두권으로 갈 성적이 아니었지만 그 샷 이글을 통해 '더 집중해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음을 다잡고 3라운드 후반을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배소현이 우승 확정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통산 4승 중 이번 대회를 포함한 2승을 신설 대회에서 따낸 그는 "앞으로 (신설)대회가 더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웃으며 "하반기에 메이저 대회도 있고, 메인 스폰서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이 14일 개막하는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지난해 3승이 모두 3라운드 대회에서 거뒀다며 "올해 4라운드 대회 우승이 목표였는데 그것을 이뤄내 더 특별한 것 같다"며 "작년에 우승했던 KG레이디스오픈 타이틀 방어도 올해 남은 목표"라고 덧붙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배소현은 7, 8번 홀 연속 버디로 3라운드 1위 고지원을 제쳤고, 이후 성유진과 선두 경쟁을 벌이다가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2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성유진은 2타 차 2위였던 16번 홀(파4)에서 약 2m 버디 기회가 있었으나 이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이어진 17번 홀(파3)에서 배소현의 티샷한 공이 그린 오른쪽 러프 경사면에 떨어진 반면, 성유진은 다시 홀 2m 거리로 보내며 추격 기회가 찾아왔다.

 

성유진이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배소현은 파를 지켜 1타 차로 좁혀진 가운데 마지막 18번 홀(파4)에 들어갔다.

 

18번 홀에서 성유진의 6.5m 정도 버디 퍼트는 빗나갔지만, 선두와 2타 차였던 고지원이 버디를 잡아내며 성유진과 함께 배소현을 1타 차로 압박했다.

 

그러나 배소현이 2m가 조금 안 되는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1타 차 우승을 지켜냈다.

 

배소현은 TV 중계 인터뷰에서 "기다려온 시즌 첫 승을 하게 돼 기쁘다"며 "어제 짧은 퍼트를 놓친 덕분에 오늘 마지막 홀 파 퍼트도 실수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소현이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성유진과 고지원이 나란히 18언더파 270타, 공동 2위에 올랐다.

 

시즌 상금과 대상 포인트 선두인 이예원은 15언더파 273타, 박지영, 노승희와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준우승한 고지원의 언니 고지우는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며 공동 10위로 대회를 끝내 자매가 나란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LPGA 투어는 이 대회를 끝으로 올해 상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7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제12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로 하반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