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인텔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에게 즉각적인 사임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탄 CEO가 중국 기업들과 연계된 이해충돌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텔 CEO인 립부 탄은 이해충돌이 매우 심각한 인물로,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은 매출 부진과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인텔의 경영난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3월 CEO에 취임했다. 그는 팻 겔싱어 전 CEO의 뒤를 이어 인텔을 이끌고 있다.
트럼프의 비판은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이 탄 CEO와 중국 반도체 기업 간의 관계를 문제 삼은 직후 나왔다. 코튼 의원은 탄이 2021년까지 CEO로 재직한 캐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가 중국 군사 대학에 제품을 불법 판매하고, 중국 기업에 기술을 무단 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튼 의원은 지난 5일 인텔 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탄 CEO의 이력이 인텔의 운영 보안과 진정성, 더 나아가 미국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은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고 관련 보안 규정을 철저히 지킬 의무가 있으며, 탄 CEO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코튼 의원은 인텔이 탄에게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또는 기타 우려되는 중국 기관과 관련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분을 처분하도록 요구했는지 여부도 질의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탄이 여러 중국 기업에 직접 또는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이력이 있으며, 그중에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인텔 측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한편, 퓨처럼그룹의 레이 왕 수석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인텔이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위기 국면”이라며, 탄 CEO와 관련된 논란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텔은 과거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몇 년간 전략적 실패와 기술력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인텔 주가는 50% 이상 하락했으며,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지만 동시에 대대적인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에서 추진하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중단하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테스트 및 조립 시설을 통합하기로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공사 속도도 조절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서는 2분기에만 31억7000만 달러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날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미국 내에 투자하는 기술 기업은 면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텔처럼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은 공격적인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