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해남군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정적인 생활 기반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며 주목받고 있다.
아이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조부모 돌봄수당 지원부터 농촌 빈집을 실거주 주택으로 재생하는 빈집 재생사업, 그리고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피제 분사기 확대 설치까지 주민 맞춤형 복지와 생활 안전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아이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조부모 손자녀 돌봄사업’은 맞벌이 부부나 다자녀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양육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가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만 24개월에서 35개월 사이의 영유아를 조부모가 돌볼 경우 월 30만원의 돌봄수당을 지급한다. 조부모는 80세 이하여야 하며, 돌봄 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사이 하루 최대 4시간, 월 4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돌봄수당 지급을 위해 활동 종료 다음 달에 활동사진과 활동일지 제출을 의무화해 돌봄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단,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받으며 기본 보육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을 이용하는 시간은 돌봄 시간에서 제외되며, 정부지원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 중인 가정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 대상은 부모 가구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이며, 부모나 조부모가 직접 주민등록지 읍면사무소를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이 사업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현대 사회에서 양육 공백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조부모 세대와 손자녀 세대 간의 자연스러운 돌봄 문화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돌봄 모델을 마련해 촘촘한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주거 안정과 지역 활력 제고를 위한 빈집 재생사업 역시 해남군의 대표적인 농촌 활성화 정책으로 꼽힌다.
2021년부터 시작한 빈집 재생은 장기간 방치된 농촌 빈집을 리모델링해 귀농·귀촌인과 청년 농업인, 농촌유학 가족 등에게 최장 5년간 무상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 9동 리모델링을 완료해 총 80동의 빈집을 새롭게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월 1만원 임대형 주택도 선보이며 저렴한 주거 옵션을 확대했다.
특히 해남군은 빈집을 단순히 철거하거나 관리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정착을 위한 주택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대형 주택의 경우 최대 5,000만 원, 자가거주형 주택의 경우 최대 3,000만 원까지 리모델링 및 신축비를 지원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주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교육과 주거를 연계한 ‘작은학교 살리기 연계형 빈집사업’을 통해 40가구가 농촌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 사업은 인구 유입은 물론 농촌 학교의 존립과 지역 교육 공동체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평면에서는 빈집 5동을 마을호텔 형태로 리모델링해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관광객 및 관계인구를 위한 숙박 공간으로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해남군은 올해 3월까지 전 읍면을 대상으로 실시한 빈집 전수조사에서 총 1,235건의 빈집을 발굴해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이 자료는 향후 정비 대상지 선정과 ‘농촌 빈집은행 지원사업’ 등 신규 사업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민간 거래 활성화와 매물 정보 제공을 통해 빈집의 실거주 전환을 더욱 촉진한다는 목표다.

마지막으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안전망도 한층 강화됐다.
해남군은 기존 16개소에 이어 우슬 맨발 산책로와 우항리 공룡박물관 어린이 놀이시설 입구 등 2곳에 진드기 기피제 분사기를 새롭게 설치해 총 18개소에서 주민들이 쉽게 기피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피제는 얼굴과 목을 제외한 옷이나 신발에 15~20cm 거리에서 분사하며 약 3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군은 주민들에게 야외 활동 시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기피제 사용, 돗자리 이용, 활동 후 옷 털기 및 세탁 등 예방 수칙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11월 사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아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 방문을 권고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아이 돌봄, 주거 안정, 건강 안전 등 주민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촘촘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앞으로도 빈집을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고, 다양한 돌봄 모델과 감염병 예방 활동을 강화해 ‘대한민국 농어촌수도 해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해남군의 다각적인 노력은 농촌 지역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심한 정책 추진을 통해 해남이 더욱 활기차고 지속 가능한 농어촌 도시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