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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문화재단, '아이들의 마음을 새기다' 월출산 아래 예술의 향연

- 전통과 창작을 잇는 판화 버스킹, 아이들의 순수한 예술 세계 펼쳐
- ‘문화가 있는 날’ 공연, 자연과 소리의 조화로 관객 마음 울리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재)영암문화관광재단이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개최한 두 차례의 문화예술 행사가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2025 김준권 화백과 함께하는 작은 예술가들의 판화 버스킹’과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이 그것이다. 어린이들의 창작 열정과 지역 전통 예술의 현대적 재해석이 어우러진 이번 행사는 예술이 관람을 넘어 주민들의 삶 속에 스며드는 순간을 보여줬다.

 

먼저 7월 26일 가야금산조기념관 실내공연장에서 열린 ‘판화 버스킹’은 지역 아동 9명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전통 목판화 기법과 현대적 창작 방법을 접목해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었다. 총 3일간 7회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미술 교육을 넘어 아이들이 손끝으로 예술을 체감하고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왔다. 아이들은 먹물과 나무의 결을 직접 느끼며 전통 수묵과 채묵 기법을 활용, ‘판화놀이’와 바닥 그림 ‘우리들 세상’을 제작했다.

 

마지막 날인 7월 26일에는 월출산 기찬랜드 빛찬광장에서 야외 발표회를 개최했다. 참여 아동들은 자신의 목판화 작품을 직접 전시했고, 함께 바닥에 대형 그림 ‘우리들 세상’을 완성하며 관람객과 예술적 교감을 나눴다. 각기 다른 개성과 꿈이 담긴 그림들은 순수함과 희망으로 가득해 현장을 찾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이끈 김준권 화백은 “아이들이 나무의 거친 결과 먹물의 무게를 몸으로 느끼며 예술에 본능적으로 다가가는 순간을 지켜봤다”며 “인간 미술의 시작이 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번 경험은 아이들에게 예술이 몸속 깊이 스며드는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예술과 진정으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날인 7월 27일에는 월출산 기찬랜드 빛찬광장에서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이 열렸다. 성향예술단이 기획한 이번 무대는 ‘물 아래 하늘, 우리 소리를 담다’라는 주제로 전통음악과 서양 오케스트라, 창작무용과 민요,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융복합 예술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은 전통 가야금 산조와 육자배기 선율이 서양 오케스트라의 화성과 어우러지며 시작됐다. 익숙한 악기들이 새로운 리듬과 조화를 이루면서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순간을 만들었다. 이어진 창작무용 ‘춘설’은 사계절의 변화를 몸짓으로 표현해 계절의 정서와 인간의 감정을 연결했다.

 

특히 청소년 무용수들의 순백의 의상과 빛을 활용한 무대 연출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빛의 정령과 함께 호흡하는 듯한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했다. 판소리 형식으로 재탄생한 ‘해와의 대화’는 전통 판소리의 서사성과 현대적 감성을 결합해 새로움을 더했다.

 

공연의 피날레는 강렬한 북소리가 산과 관객의 심장을 울리는 창작 사물놀이와 모듬북 협주곡 ‘Heart of Storm’이었다. 북의 울림은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에너지와 긴장감을 극대화했고, 마지막으로 진도아리랑이 연주되면서 관객들은 깊은 여운 속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성향예술단 임봉금 대표는 “이번 무대는 지역과 세대, 장르를 넘나드는 융합의 예술이자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선언이었다”며 “앞으로도 영암문화재단과 함께 지역문화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암문화관광재단은 이번 두 행사를 시작으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가 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예술이 보는 것을 넘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때, 지역 사회의 풍요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