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육은 학교만의 몫이 아니며,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과제다.

최근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학교폭력 문제는 단순한 교칙 위반이나 청소년 일탈의 차원이 아니다. 사회적 공감 능력의 결핍,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그리고 경쟁 위주의 문화가 낳은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해법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은 단순히 예절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자율성과 책임, 공감과 존중을 내면화시키는 과정이다.
교과서 속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능력이다. 아이들이 이런 가치를 배우지 못한다면, 학업 성취가 아무리 높아도 공동체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어렵다.
현재 한국은 ‘인성교육진흥법’ 제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형식적·일회성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이들이 체험하고 느끼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체험형 인성교육—예를 들어, 또래와 협력하는 프로젝트, 지역사회 봉사활동, 부모와 함께하는 대화 훈련—이 절실하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가정의 역할이다.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 속에서 존중과 배려를 보여줄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배운다. 학교가 아무리 훌륭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도, 가정이 공감과 사랑의 장이 되지 못한다면 교육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인성교육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꾸준히 쌓이고 내면화될 때, 그것은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울타리가 된다. 지식의 경쟁보다 마음의 성장을 중시하는 교육—이제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