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예로부터 두 가지를 갈망해왔다. 첫째는 영원한 생명, 둘째는 죽지 않는 발기. 비약처럼 들릴 수 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권력자들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고자 몸부림쳤다는 점에서 분명한 사실이다. 기원전 3세기, 진나라의 시황제는 천하를 통일하고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가 노렸던 것은 바로 ‘죽지 않는 몸’. “불사의 약을 찾아라!”는 그의 명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불로초’를 찾아 나선 진나라의 선남선녀의 전설로 이어진다. 그러나 진시황이 믿었던 수은이 함유된 영약은 그를 더 빠르게 죽음으로 몰고 갔다. 결국, 그는 불로장생은커녕 중금속 중독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2천 년이 흘렀다. 21세기의 또 다른 제왕,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이 등장한다. 그의 야망은 명확하다.
“죽기 전까지는 젊게 살겠다.” 브라이언 존슨은 매일 100가지 이상의 건강보조제를 먹고, 특정 시간에만 식사하며, 운동과 수면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그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혈장교환 치료(TPE, Therapeutic Plasma Exchange)를 받으면서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려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마디로 전 세계 남성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었다. “나의 발기력은 22세입니다.” 회춘을 하다 보면 덤으로 발기
력도 챙기는 시대가 온 것일까?
존슨은 발기력을 측정하는 전용 기기 ‘아담 센서’를 통해 야간 발기 빈도와 지속 시간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그의 성기 상태는 20대 초반과 같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과학계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남성들의 관심은 의심보다 욕망 쪽으로 기울었다.
“어떻게 하면 나도 회춘할 수 있을까?”
혈장교환 치료는 실제로 노화 방지에 일부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있긴 하다. 혈액 속의 노화 유발 인자를 제거하고 새로운 혈장을 투입함으로써 면역체계를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는 아직 일반화되기엔 무리가 있다.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장기적인 안정성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존슨은 단지 혈장교환만으로 회춘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다.
50여 명의 의료진이 그의 몸을 매일같이 점검하고, 맞춤형 영양제를 공급하며, 식단을 조율하고, 운동량을 조절한다. 말 그대로 ‘사람 하나 유지하는 데 병원 하나가 붙는 셈’이다. 이쯤 되면 과연 이 회춘 프로젝트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회춘은 여전히 달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런 억만장자의 회춘 실험이 동양의 고대
철학과도 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교에서는 사정을 줄이거나 참는 행위가 생명 에너지를 보존하는 방법이라 보았다. 이를 접이불루(摺而不屢)라고 하며, 정액을 자주 배출하지 않음으로써 정기를 보존하고 궁극적으로 정력을 강화하며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과 철학이 이렇게 ‘정력’이라는 키워드에서 만나는 것이다.
다시 진시황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는 결국 자신을 살릴 약을 찾지 못하고 황하를 건너던 중 죽음을 맞이했다. 사후에는 수은을 가득 채운 무덤에 안치되었지만, 그 독성은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진시황은 가장 치명적인 방법으로 가장 바보 같은 회 춘 실험을 한 셈이다. 그런데 브라이언 존슨은 다를까?
그가 사용하는 혈장교환은 어쩌면 진시황이 마셨던 ‘수은 포션’의 현대판일지도 모른다. 정제된 약과 정밀한 기기로 둘러싸였다고는 하나, 인간의 욕망은 변하지 않았다. 과거엔 불사의 약, 지금은 생체 나이 역행. 형태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다. 진짜 문제는 ‘과연 그렇게까지 젊음을 되찾아야만 하는가?’ 하는 데 있다. 존슨은 인터뷰에서 “나는 아들과 함께 같은 생체 나이를 갖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 의지가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론 애틋하다.
신체적 젊음보다 중요한 것
하지만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것은, 젊음은 단지 외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강직도, 사정량, 성욕, 활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마음이 젊지 않으면, 이 모든 회춘 기술도 무의미해진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기대하는 설렘,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느끼는 따뜻함,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는 감수성.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젊음의 지표 아닐까?
동양의 고전 ‘장자’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진인은 세월이 가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그리고 서양 격언은 이렇게 말한다. “You don't stop laughing because you grow old. You grow old because you stop laughing.” “사람은 늙어서 웃음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멈추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 그렇다. 나이를 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건 어떻게 나이를 먹느냐이다. 진시황이 추구한건 ‘시간의 정지’였다. 그는 나이를 먹지 않고, 죽음조차 피해가려 했다.
순간을 영원으로 고정시키고 싶은 욕망은, 생명을 마치 유리병 속에 담긴 꽃처럼 보존하려는 시도였다. 반면 브라이언 존슨이 원하는 건 ‘기능의 유지’다. 그는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기보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활력과 능력을 유지하려 한다. 즉, 생명을 동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최상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그 어느 쪽도 아닌, ‘삶의 품격’이다. 나이를 받아들이되 초라하지 않게, 기능이 줄어들더라도 의미는 더해지게, 하루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고 우아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회춘 아닐까.
회춘은 선택일지 몰라도, 젊은 마음은 태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브라이언 존슨처럼 재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우리 대부분은 백여 개의 보조제를 먹고, 매일 혈장을 교환할 여력도 없다. 돈이 있다면야 시도하고 싶은 것도 많겠지만, 현실은 ‘이불 밖은 위험한’ 서민의 삶이다. 그렇다면 돈 없는 우리는 어디서 위로를 얻을 수 있을까? 바로 일상의 사소한 선택과 마음가짐이다. 아침 햇살에 감사하고, 하루 10분이라도 산책을 하며 심장을 뛰게 만들며, 사랑하는 사람과 진심을 나누는 대화 한 줄이 우리의 회춘법이 될 수 있다.
스트레칭하며 굳은 몸을 풀고, 케겔 운동으로 하체 건강을 챙기며, 따뜻한 국물 한 숟갈에 삶의 온기를 느끼는 것. 때로는 그게 진짜 ‘돈 안 드는 명약’이다.
젊음을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고가의 시술이나 실험이 아니라, 삶을 사랑하려는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어떤 길을 택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