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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아닌 필수” 재계, AI 전환에 올인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주요 그룹이 잇달아 인공지능(AI) 전환을 경영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산업 질서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뒤처질 경우 회복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2030년까지 전 업무의 90%에 AI를 적용하겠다”며 “삼성전자를 AI 활용 선도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4억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스마트폰에 이어 가전·TV 등 전 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SK그룹은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규정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위원회 의장은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AI가 구세주처럼 등장했다”며 “AI는 단순 기술이 아니라 기업 프로세스 전반을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도 최고경영진 100여명을 대상으로 ‘AI 리더십 프로그램’을 신설, 조직 내 확산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이 직접 AI 전환(AX)을 챙기고 있다. 그는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중국 경쟁사들이 자본과 인력을 3∼4배 이상 투입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공유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CEO와 CDO 4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AI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업들이 AI를 생존의 기술로 규정하는 배경은 명확하다. AI는 더이상 연구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생산성, 원가 경쟁력, 신사업 발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자본 투입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운 산업에서 AI는 공정 효율화와 비용 절감, 신규 시장 창출의 열쇠로 작용한다.

 

글로벌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글로벌 경제에 연간 최대 4조4000억달러(약 6200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10년간 글로벌 GDP를 7% 끌어올릴 잠재력을 평가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설비 다운타임을 30∼50% 줄이고 생산성을 15∼30% 높이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전환은 혁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