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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단기 유동성 ‘경고등’…단기차입 1500억 돌파

설비투자·차입 구조 변화 겹쳐 재무부담 확대
현금흐름 절반 ‘뚝’…단기채무 상환 여력 악화
IB “단기 레버리지 고착 땐 신용도 부담”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한일시멘트의 단기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년간 안정세를 보이던 재무구조가 최근 들어 급격히 흔들리면서, 단기채무 상환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차입금 만기 구조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자금 운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의 올해 6월 기준 연결 기준 차입금은 7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단기차입금이 1510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단기부채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상환 압력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구조다.

 

한일시멘트의 부채 급증은 2021년 HLK홀딩스 흡수합병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한일시멘트의 부채는 4850억원에서 7761억원으로 60%(2911억원) 늘었다. 이후 현대시멘트(현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와 온실가스 감축 관련 설비, 영월 에코발전소 등 대규모 투자까지 겹치며 자금수요가 폭증했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 설비에 5179억원, 영월 공장 에코발전에 1048억원, 폐열발전 추가 설비에도 1600억원을 투입하거나 계획 중이다.

 

문제는 현금창출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시멘트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2462억원에서 2024년 1316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545억원에 그치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동성 지표도 뚜렷한 악화세다. 2021년 684%에 달했던 현금커버리지 비율은 2022년 36%로 급락했고, 2023년 78%, 2024년 97%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 반기에는 42%로 다시 후퇴했다. 단기 채무를 감당할 현금여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신호다.

 

유동성 차입금 비중도 2021년 47%에서 2025년 반기 67%까지 치솟았다. 전체 차입금 중 3분의 2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부채로 분류되면서, 차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신용도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단기차입 구조가 고착화되면 조달금리 상승과 차환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측면에서는 아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매출 1조7995억원, 순이익 17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9097억원, 순이익 1290억원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이 현금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재무안정성 지표 간 괴리가 확대되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한일시멘트의 당면 과제는 단기 차입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 효율성을 높여 현금흐름을 회복하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동성 리스크가 본격화되기 전 재무구조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