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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퀄컴 반독점 조사 착수…美 기술산업 정조준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 을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와 관세 압박에 맞서 중국이 ‘맞불 카드’를 꺼낸 셈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은 퀄컴이 지난 6월 이스라엘 차량통신 칩 업체 오토톡스(Ottotalks) 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장지배력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며 조사를 시작했다. 당국은 퀄컴이 인수 당시 시장 내 경쟁 집중도 영향을 충분히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퀄컴 측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는 이번 조치를 정치적 성격이 짙은 ‘대미 견제용’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직후 나왔다. 전날 중국 정부는 자국산 희토류가 포함된 영구자석 등을 해외로 반출할 경우 수출 허가를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시행했다. 또 14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공정 및 256단 이상 메모리 제조용 희토류 역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례 없는 무역 적대 행위”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이번 반독점 조사가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벌어진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와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퀄컴 ‘표적 조사’는 이번이 처음 아니다 퀄컴은 이미 중국 당국의 ‘단골 타깃’이었다. 2015년, 반독점 위반 혐의로 9억7500만 달러(약 1조3천억 원) 의 벌금을 냈고, 2018년, 중국 정부가 네덜란드 NXP 인수를 끝내 승인하지 않아 거래가 무산됐다.

 

이번 조사 역시 퀄컴이 차량통신(V2X)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오토톡스 인수를 문제 삼은 것으로, 미국 반도체 핵심기업에 대한 중국의 견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퀄컴의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발생한다. 회사는 최근 공시에서 “사업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으며, 미중 갈등이 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올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해외기업 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과 직접 만난 몇 안 되는 외국 경영인 중 하나였다. 퀄컴은 중국 정부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고위 당국자 접촉을 이어왔지만, 이번 조사로 ‘관계 관리’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은 최근 엔비디아(NVIDIA) 가 2020년 인수한 이스라엘 멜라녹스테크놀로지스 역시 자국 반독점법 위반 정황으로 예비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의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규제전쟁의 2막’을 열었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또 한 번 긴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