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바이낸스, 4년 만에 한국 재진입…업비트·빗썸 양강 구도 흔들리나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4년 만에 한국 시장에 복귀했다. 두나무의 업비트와 빗썸이 사실상 양분해온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 구도가 변화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정식 수리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검토 절차를 거쳐 약 2년 8개월 만에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 공식 진입했다.

 

다만 고팍스는 독립 법인으로 유지되며,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록도 기존 명의로 유지된다. FIU의 이번 수리는 신규 진입 허가가 아닌 대주주 변경 승인 성격이다.

 

바이낸스는 2020년 ‘바이낸스KR’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2021년 12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규제 충돌 문제로 철수했다. 이번 재진입은 당시의 한계를 제도권 내에서 보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은 현재 업비트가 62%, 빗썸이 33%의 거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고팍스의 점유율은 0.07% 수준에 불과하지만, 바이낸스의 유동성과 초저수수료 정책이 도입될 경우 경쟁 구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낸스는 등급별로 최저 0.01%대의 수수료를 적용하며, 자체 토큰(BNB)을 이용하면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현재 업비트와 빗썸의 수수료는 각각 0.05%, 0.04% 수준이다.

 

바이낸스는 또 400종이 넘는 가상자산을 상장하고 있어 상품 다양성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이 수수료 경쟁보다 거래 안정성과 보안 신뢰도를 내세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권도 이번 인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고팍스의 실명계좌를 제공 중인 전북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외국계 거래소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진입이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변화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이용자 확보 경쟁은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외 거래소 간 유동성 격차가 줄어들면 ‘김치 프리미엄’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국내 이용자 상당수가 해외 바이낸스를 이용 중”이라며 “오더북(거래 주문 장부)이 통합되지 않으면 시장 지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진입이 바이낸스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국내 규제 틀 안에서 AML, 고객신원확인(KYC) 등 내부통제 체계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시장 확대보다 신뢰 확보가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