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최근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급락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된 데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귀금속 랠리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intraday 기준 한때 6.3% 떨어지며 201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은 가격도 온스당 47.89달러까지 밀리며 8.7%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과 은의 매력이 떨어졌고, 미·중 갈등 완화 기류 역시 안전자산 수요를 감소시켰다고 진단한다. 인도의 계절적 수요 감소도 금 시장 유동성 축소 요인으로 꼽혔다.
바트 멜렉 TD증권 글로벌 상품전략 책임자는 “최근 귀금속 가격 상승세는 기술적으로 과열 신호가 뚜렷했다”며 “랠리가 길어지자 추세 추종 매수세가 차익 실현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금값은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 연방정부 부채 확대에 대한 불안이 부각되면서 실물자산 선호가 강해진 영향으로 최근까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왔다. 은 가격은 산업 수요 확대와 공매도 세력의 쇼트커버링(반대매수) 압력까지 겹치며 폭등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하는 금·은 선물 포지션 보고서가 중단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커졌다. 이 데이터는 투기적 포지션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삭소은행 올레 한센 상품전략가는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조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의 타티아나 다리에 거시전략가 역시 “ETF 금 보유량만 보면 랠리가 더 이어질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모멘텀이 약화되면 매수세는 빠르게 매도로 돌아선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