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라인(Lawean Integrated Naphtha Ethylene)’ 프로젝트의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차입 부담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총 5조 원이 투입된 해외 석유화학 투자 프로젝트였던 만큼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으나 건설 공사가 끝나가며 관련 부채가 감소 추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재무활동을 통해 4조3,622억 원이 유입됐고 4조516억 원이 유출돼 순유입은 크지 않았다. 유입과 유출 규모가 균형을 이루며 재무활동 현금흐름 안정세가 확인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차입 등으로 5조7,969억 원을 조달했지만 원금 상환 등으로 5조9,845억 원이 빠져나가 순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라인 프로젝트 추진 이후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음수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었다.
문제의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 지역에 대형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연간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 52만 톤, 부타디엔 14만 톤, 폴리프로필렌 25만 톤 생산 규모를 갖춘 대형 석유화학 생산기지 구축이 핵심이다. 인도네시아는 에틸렌 자급률이 낮아 중국 등 외부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시장 성장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계열사인 LC타이탄이 인도네시아에서 PE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수직계열화를 통한 사업 시너지 역시 기대됐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 재원이 필요했던 만큼 프로젝트는 외부 차입에 의존해 진행됐다. 롯데케미칼과 LC타이탄이 공동 출자한 현지 법인 LC인도네시아(LCI)가 주도적으로 자금을 빌리고,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LCI의 차입금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사실상 롯데케미칼의 부채로 인식됐다.
실제 2022년 본격적인 투자 집행이 시작되자 롯데케미칼의 재무활동 현금유입은 5조8,180억 원으로 뛰었다. 이어 2023년에는 LCI가 24억 달러(약 3조4,300억 원)를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하면서 관련 조달 규모는 9조5,914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재무활동 현금유출은 2022년 3조6,859억 원, 2023년 5조3,956억 원으로, 조달액이 상환액을 크게 웃도는 ‘조달 중심형’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차입 확대는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 부담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라인 프로젝트 설비가 내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투자금 상환이 본격화되면 관련 차입금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