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1.6℃
  • 맑음강릉 14.3℃
  • 맑음서울 11.8℃
  • 맑음대전 13.9℃
  • 맑음대구 15.8℃
  • 맑음울산 15.0℃
  • 맑음광주 13.5℃
  • 맑음부산 15.8℃
  • 맑음고창 11.6℃
  • 맑음제주 17.0℃
  • 맑음강화 10.2℃
  • 맑음보은 12.7℃
  • 맑음금산 13.6℃
  • 맑음강진군 14.3℃
  • 맑음경주시 15.4℃
  • 맑음거제 12.8℃
기상청 제공

[광화문 스토리의 세계 여행기] 인도의 두 얼굴, IT 강국인가 묘지의 천국인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인도하면 세계 IT 강국 아닌가? 하지만 인도의 수도 델리에 도착하는 순간 이곳은 사람이 살기에 너무 낙후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는 온통 먼지로 뿌옇게 흐려 있었다.

 

거리로 나서자,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었다. 사방에서 울려대는 클랙슨 소리와 매연, 그리고 오토바이의 소음은 공포였다. 걸어서 가기보다 릭샤(3륜 전동차)를 타는 것이 안전해 보였다. 관광하기에 앞서 릭샤를 하루 전세하기로 했다.

 

 

델리에서 처음으로 가본 곳이 붉은 요새(붉은색 포트)다. 무굴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샤 자한 황제가 아그라에서 델리로 천도하면서 건설한 곳이다. 1638년 완공해 역대 황제들의 거주지로 쓰였다.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 타지마할과 함께 웅장한 건축미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무굴 건축의 정점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이후 페르시아와 영국의 침략으로 요새에 있던 엄청난 양의 보석과 예술품을 상당 부분 약탈당했다. 다행히 요새의 외벽 부분은 살아남아 군사 주둔지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델리에서 두 번째 관광에 나선 곳은 후마윤의 영묘이다. 무굴제국 황제들의 무덤 중 보존이 가장 잘된 곳이다. 인도 최초로 페르시아식 정원을 무덤과 함께 조성한 정원식 무덤이다. 후마윤 이후 황제들과 왕자들도 함께 합장되어 있다. 내부 석관까지 공개하고 있다. 이곳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인도의 유적지에 들어가고 나올 때는 반드시 입장 코인을 지참해야 한다. 우리식으로 입장할 때만 보였다가 코인을 분실하면 다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세 번째 코스는 참전용사 기념탑인 인디아게이트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희생된 인도군을 기리는 추모탑이다. 인도 독립을 약속한 영국을 대신해 전쟁에서 희생된 전사자 수만 명의 이름이 추모탑에 빼곡히 새겨져 있다. 영국의 인도 독립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추모탑의 높이는 42m로 파리의 개선문을 참고했다고 한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도심으로 다시 나오면 여행자 거리인 파하르간지와 번화한 쇼핑 단지인 코너 플레이스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파하르간지는 배낭여행자 거리답게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와 전통시장, 식당 등이 몰려 혼잡하고 호객 행위도 심하다. 이곳에서 맛보는 짜이, 진한 요구르트 라씨, 다양한 탄두리 치킨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김용길 여행작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을 거쳐 중앙일간지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이후 편집회사 헤드컴을 운영하며 공공기관과 기업체 사보 등 수천 권을 제작했다. 현재는 광화문스토리란 닉네임으로 세계 여행기를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강원도 문화유적 여행 가이드북, 강원도 관광 권역별 가이드북 발간, 평창동계올림픽 화보집 편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