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시청~광주역) 노선은 여러 변수를 뚫고 2027년 말 개통을 향해 속도를 다시 맞추고 있다.
광주시는 19일, 개통 목표를 기존 2026년에서 1년가량 늦춘 2027년 말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변화한 현장 여건을 냉정하게 분석해 내린 결정이다.
이번 일정 조정의 배경에는 설계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지반 상황 변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굴착 과정에서 지장물은 설계 대비 1.8배, 암반은 1.4배 늘어나 공정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간선 전력선, 도시가스관, 상·하수도관 등 주요 지장물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구간도 적지 않아, 구조물을 안전하게 시공하기 위해 기존 계획보다 더 긴 시간이 요구됐다.
여름철 기록적 폭우 역시 난관이었다. 7~8월 사이 하루 최대 426㎜가 쏟아진 극한 호우로 정거장 전체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공사 관계자들은 장비와 자재를 보호하고, 침수된 구조물을 다시 점검하며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복구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수개월 단위의 추가 시간이 필요했다.
광주시는 이러한 실제 현장 데이터를 토대로 토목 이후 남아 있는 건축, 전기·신호·통신, 소방 등 10개 분야의 공정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면서 정상 개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2027년 말이 가장 현실적인 시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 토목 공정률은 95.2%로, 1단계 구간의 외형적 틀은 대부분 완성 단계에 와 있다.
공사는 2026년 말까지 주요 구조물 공정을 모두 마무리한 뒤 약 1년 동안 시운전에 들어간다. 시운전은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법정으로 규정된 필수 과정이다. 열차 운행 시나리오를 수십 차례 반복하고, 신호·제어·통신 장비의 반응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비상 상황 발생에 대비한 시스템 점검까지 수행해야 한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종 개통이 가능하다.
오영걸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지장물 증가와 암반 확대, 기록적 호우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도로 개방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남은 공정은 분야별로 촘촘하게 조율해 2027년 말 개통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는 이동 편의성 개선을 넘어 도시 구조와 생활 반경을 새롭게 짜는 주요 인프라로 평가받아 왔다. 개통 시점이 늦춰졌지만, ‘안전한 완성’을 우선에 둔 결정이라는 점에서 시의 판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