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자율주행 기능 강화를 위해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했다. 그동안 활용해온 엔비디아 기반 시스템을 대체하며 독자 기술 확보에 나섰다.
리비안은 11일(현지시간) 향후 출시할 R2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리비안 오토노미 프로세서 1(RAP1)’ 칩과 신형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AP1은 대만 TSMC가 생산한다.
R2의 양산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되며, 생산 초기 차량에는 RAP1 칩과 라이다가 적용되지 않아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 리비안은 2027년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자 개입 없이 일정 구간을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RAP1 개발에 대해 “수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라며 “차량당 수백 달러의 비용 절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말했다.
리비안에 따르면 두 개의 RAP1 칩은 차세대 온보드 컴퓨터 ‘오토노미 컴퓨트 모듈 3’를 구동하며, 초당 50억 픽셀의 데이터를 처리해 기존 엔비디아 기반 시스템 대비 4배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
현재 리비안 차량은 운전자의 상시 감독을 전제로 한 주행보조 기능만 지원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서는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태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엔비디아·모빌아이·퀄컴 등 외부 칩 제조사에 의존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테슬라가 자체 차량용 칩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으나 사례는 제한적이다.
한편 리비안은 생산 차질과 자금 부담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져 왔다. 일리노이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5만 대에 못 미치며, 회사는 수차례 감원을 진행했다. 상장 직후 대비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게 평가해 약 60억 달러 규모의 공동사업 투자를 결정했다. 리비안은 테슬라·애플 등 실리콘밸리 출신 인재 영입도 확대하고 있다.
리비안은 내년 초 기존 R1 고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 ‘오토노미+’를 도입한다. 이용료는 월 49.99달러 또는 평생 이용 2,500달러다. 이와 함께 ‘유니버설 핸즈프리’ 기능도 기존 고객에게 확대 제공될 예정이다.
스캐린지 CEO는 리비안의 기술 플랫폼이 외부 업체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폭스바겐 등 타사에 기술 라이선스 제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