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최영규 기자 |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지난 11일 제9대 금천구의회 마지막 정례회에서 복지·돌봄 관련 예산 및 조직개편안 부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구청장의 발목을 잡더라도 구민의 발목을 잡지는 말라”고 공개 발언했다.
이후 자신의 ‘유성훈 구청장 밴드’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리며 의회를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유 구청장은 최근 밴드에 올린 글에서 “제9대 의회의 마지막 구정질의가 있었습니다. 행정의 중심은 언제나 ‘구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구민의 삶을 우선해 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구청장의 발목을 잡더라도 구민의 발목을 잡지 마십시오”라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온라인 메시지는 앞서 열린 9대 금천구의회 마지막 정례회 본회의 발언과 맞물리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본회의장에서 “9대 금천구의회 마지막 정례회를 맞아 제가 마지막으로 구의회에 말씀드릴 게 있다”며 “9대 의회가 어느 때 의회보다 제대로 된 의회였는지 의원님들이 스스로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운을 뗐다.
유 구청장은 특히 예산 심의와 조직 개편을 둘러싼 의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예산안이라는 것은 주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과정에 있다. 예산이 늘어나지 않고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곧바로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앞으로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그런 측면을 잘 살펴 심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통합돌봄 관련 태스크포스(TF) 및 조직개편안 부결을 직접 거론하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유 구청장은 “지난 임시회에서 부결된 통합 돌봄 TF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세상 어느 곳에도 조직개편안을 부결한 구의회는 없다”며 “집행부가 일을 하겠다고 조직개편안을 내면, 여야 간 이견이 있더라도 논의하고 조정해 가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부결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미 성동구에서는 서울시 최초로 통합돌봄국을 신설했고, 서초구에서는 돌봄복지재단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구에서도 기본사회추진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민주당의 핵심 정강 정책이기도 한 ‘기본사회’와 ‘통합돌봄’ 관련 사안을 부결·보류했다는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속기록에 남겨 9대 의회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의회 견제 기능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이 주민 복지에 타격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협력하는 기관이자 서로를 견제하는 기관”이라면서도 “구청장의 발목을 잡기 위해 주민들의 복지와 복리 증진이라는 지방정부의 목표를 흔드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과 집행부에 대한 책임도 언급했다. 유 구청장은 “제가 언제까지 구청장을 할지 모르지만, 저는 주민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집행부가 부족할 수 있고, 저 역시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의회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보완해 주며, 건설적인 제안을 하는 구의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집행부도 저도 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과 밴드 글은 제9대 금천구의회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그동안 집행부가 추진해 온 주요 정책들이 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에서 가로막혀 좌초된 데 대해 구청장이 공식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통합돌봄과 조직개편을 둘러싼 시각 차이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만큼, 내년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될 의회와 집행부 간 관계 설정이 향후 금천구 복지·돌봄 정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