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8℃
  • 맑음강릉 3.7℃
  • 구름많음서울 -0.8℃
  • 대전 1.1℃
  • 구름많음대구 3.4℃
  • 구름조금울산 4.4℃
  • 광주 3.7℃
  • 맑음부산 4.4℃
  • 흐림고창 3.6℃
  • 구름많음제주 8.2℃
  • 맑음강화 -0.5℃
  • 흐림보은 0.3℃
  • 흐림금산 1.8℃
  • 구름많음강진군 5.6℃
  • 구름많음경주시 3.3℃
  • 구름조금거제 5.9℃
기상청 제공

아마존·MS, 인도 AI 인프라에 500억달러 베팅…빅테크 투자 러시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를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거점으로 낙점하고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밝힌 인도 투자 규모만 합산해도 500억달러(약 74조원)를 넘는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마존과 MS는 인도의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졌지만, 풍부한 인적 자원과 데이터센터 구축 여건, 빠른 시장 성장성이 인도를 핵심 투자처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 10일 2030년까지 인도에 3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투자 계획 400억달러에 더해지는 금액이다. 투자 자금은 온라인 유통, AI 기반 디지털 전환, 물류 인프라 구축, 중소기업 수출 지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인도 시장에서 월마트의 플립카트와 현지 신생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MS도 전날 향후 4년간 인도의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17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서 MS가 진행하는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MS는 해당 자금을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와 현지 인력 양성, 주권 기술 역량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MS는 앞서 인도에 30억달러를 투자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타룬 파탁 연구 디렉터는 “이 정도 규모의 투자는 MS가 GPU 중심 데이터센터에서 선점 효과를 확보하고, 애저를 인도 내 AI 워크로드의 선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하는 계기”라며 “정부의 AI 공공 인프라 정책과도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업들도 인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8일 PC 수요 증가와 AI 확산을 기회로 삼아 인도에서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약 14억 명의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국가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향후 수십 년간 온라인 유통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최대 시장 중 하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인도를 전략적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파탁 디렉터는 “인도는 방대한 디지털 사용자 기반과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AI 수요, 대규모 AI를 구축·운용할 수 있는 IT 인재 생태계를 갖췄다”며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핵심 엔지니어링 및 배포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도는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뒤처져 있고,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토종 기업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축적된 IT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빅테크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글로벌·국가 AI 활력지수에서도 인도는 미국, 중국, 영국과 함께 상위 4개국에 포함됐다.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에서는 인도 개발자들이 전 세계 프로젝트의 2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 크리슈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CNBC에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모델이나 컴퓨팅 자원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풍부한 인재 풀이 필요하다”며 “인도의 강점은 AI 기업의 수익을 견인할 애플리케이션 개발 역량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도 남인도에 AI 허브를 조성하기 위해 15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구글,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AI 기업들이 인도 내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입지 여건 역시 인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호주·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존 데이터센터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면, 인도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전력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다. 재생에너지 확대까지 감안하면 비용 경쟁력은 더욱 커진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디피카 기리 빅데이터·AI 연구 부문 부사장은 “인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지출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시장 중 하나”라며 “컴퓨팅 인프라 부족은 분명한 한계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