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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KZ정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주주가치 훼손 책임 공방”

순환출자 만든 쪽이 누구인가… 영풍, KZ정밀에 ‘주주가치 훼손’ 책임론
콜옵션·즉시항고 두고 정면충돌… ‘합리적 거래’ vs ‘MBK 특혜’ 공방
법정 다툼 넘어 여론전 확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 신호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과 KZ정밀 간 갈등이 새해 들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간 경영협력계약을 두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영풍은 오히려 KZ정밀이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해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했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양측의 책임 공방이 본격적인 여론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영풍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영풍의 기업가치와 주주 권익에 실질적 손해를 끼친 주체는 KZ정밀”이라며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KZ정밀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파트너스 간 경영협력계약을 문제 삼으며 ‘주주가치 훼손’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책임의 화살을 되돌린 것이다.

 

영풍은 KZ정밀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소수주주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들이 오히려 구조적으로 불리한 지배구조 변화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영풍이 제시한 핵심 근거는 KZ정밀의 주식 이전 행위다. KZ정밀은 지난해 1월 보유 중이던 영풍 주식을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SMC로 이전했고, 이 과정에서 영풍그룹 내부에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영풍은 이로 인해 같은 해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당사의 핵심 자산에 대한 정당한 권리 행사를, 주주인 KZ정밀이 구조적으로 봉쇄한 행위”라며 “전체 주주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당사자가 오히려 피해를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영협력계약 공개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형진 고문의 즉시항고에 대해서도 영풍은 ‘정당한 법적 권리 행사’라고 선을 그었다. 영풍은 “즉시항고를 진실 은폐로 몰아가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령이 요구하는 공시 의무를 적시에, 투명하게 이행해 왔다”고 반박했다.

 

특히 문제가 된 콜옵션 행사 가격에 대해서도 “경영권 프리미엄과 거래 구조상 합리적 요소, 시장 관행을 종합 반영해 산정된 것”이라며 “특정 당사자에게만 유리하도록 설계된 구조가 아니라, 대등한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도출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하루 전인 8일 KZ정밀이 영풍과 MBK 간 경영협력계약을 문제 삼으며 본격화됐다. KZ정밀은 해당 계약에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MBK가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콜옵션 계약 등, 영풍에는 불리하고 MBK에만 유리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KZ정밀은 영풍의 주주 자격으로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장형진 고문이 즉시항고에 나서면서 논란은 다시 불붙었다.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법정 다툼을 넘어 여론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쪽은 “주주가치 훼손의 책임은 상대에 있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불리한 계약 구조를 숨기려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방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순환출자 구조, 콜옵션 조건, 계약 공개 여부 등 핵심 쟁점이 얽히며,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주주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