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6.0℃
  • 구름많음강릉 5.3℃
  • 박무서울 7.4℃
  • 대전 7.6℃
  • 구름많음대구 -0.3℃
  • 구름조금울산 7.5℃
  • 구름조금광주 6.7℃
  • 맑음부산 7.4℃
  • 맑음고창 7.7℃
  • 맑음제주 10.4℃
  • 흐림강화 6.2℃
  • 흐림보은 5.9℃
  • 흐림금산 8.2℃
  • 맑음강진군 8.8℃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9.8℃
기상청 제공

[ESG 칼럼] 병오년 말(馬)의 말(言), “ESG는 행동이다”

권력을 잡는 일에는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정치와 경제의 공동체를 꾸릴 때도 마찬가지다. 사상과 이념의 끈으로 군무를 추는 패거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때로 목숨까지 건다. 방향이 틀리면 핏줄도 끊고, 지연과 학연도 버린다. 말로는 ‘우리’를 외치지만, 속내에는 언제나 자기 몫의 정치·경제·사회적 잇속이 숨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환경 문제 앞에만 서면 그들은 행동보다 말을 택한다. 나는 새만금이 망가뜨린 칠산바다의 중심, 위도에서 태어나 예순을 넘기도록 살아왔다. 바다가 어떻게 병들어 가는지, 말이 아니라 눈으로 보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 경험으로 말하건대, 환경 문제에서 말이 많을수록 행동은 줄어든다.

 

지구는 이미 병들었다. 치유가 가능한 단계를 지났다. 그 지구의 한 귀퉁이, 삼천리금수강산이라 불리던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남한의 산과 강, 바다는 이미 지구온난화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 이상기후는 일상이 되었고, 재난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이제 와서 “위기다”라는 말은 너무 늦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2026년 병오년의 말이 고개를 든다. 말의 해, 말이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말이 아니다.

 

“말이 아닌 행동을 하라.”

 

ESG도 마찬가지다. ESG는 보고서가 아니다. 인증서도 아니고, 점수도 아니다. ESG는 행동이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포기하며, 무엇을 바꾸는가의 문제다. 생활 속 선택 하나하나가 곧 ESG다. 소비를 줄이고, 이동을 바꾸고, 쓰레기를 덜 남기는 것. 거창하지 않지만 가장 확실한 행동들이다.

 

정치는 말로 세상을 바꾼다고 믿고, 기업은 슬로건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자연은 말을 듣지 않는다. 바다는 구호를 이해하지 못하고, 산은 선언문에 반응하지 않는다. 자연은 오직 인간의 행동에만 반응한다.

 

병오년 말이 다시 말한다.

 

“말 같은 소리들 작작 하라. 실천부터 하라.”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그럴듯한 설명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ESG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그 행동이 없다면 말은 모두 공허하다.

 

이제 “위기”라는 말은 정보가 아니다. 구경거리도 아니다. 현장이다. 늦었다. 그래서 더더욱 말이 줄어야 한다.

 

말을 늘리는 순간, 누군가는 행동을 미룬다. 누군가는 책임을 넘긴다. 누군가는 죄를 외면한다. 병오년 말이 말한다. 말(言)을 거두고 말(馬)의 발굽을 내딛으라고. ESG는 행동이다.

 

오늘, 지금.

 

 

서주원

G.ECONOMY ESG전문기자

前 KBS 방송작가

소설가

ESG생활연구소 상임고문

월간 ‘아리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