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자율주행과 전기차 확산으로 차량 전장이 고도화되면서, 대형·고해상도 차량용 고급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에 밀려왔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차별화된 OLED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차량 내부가 단순 계기판을 넘어 정보·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화질, 내구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기존 LCD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고급 OLED 패널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탠덤 OLED’ 기술이다. 일반 OLED가 단일 발광층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탠덤 OLED는 발광층을 두 겹으로 쌓아 밝기와 수명을 동시에 개선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고휘도·고내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핵심 기술로 평가한다.
자율주행 환경에 맞춘 하이엔드 제품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기판 기반 P-OLED 기술을 활용해 CES 2026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33인치 슬라이더블 차량용 OLED를 공개했다. 주행 중에는 대시보드 형태로, 정차 또는 자율주행 시에는 대형 화면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기술 경쟁력에 가격 전략을 결합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리 기판을 활용한 ‘ATO(Advanced Thin OLED)’ 기술을 적용해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원가를 낮춘 OLED 제품군을 선보이며 적용 범위를 중고가 차량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제네시스 등 총 11개 완성차 브랜드에 차량용 OLED를 공급 중이다.
중국 프리미엄 시장 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플래그십 SUV ‘9X’에 차량용 OLED를 공급하고 있다. 해당 모델에는 중앙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조수석과 천장까지 총 3개의 OLED 패널이 적용됐다.
차량용 고급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이 올해 9.5%에서 2032년 25.1%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이어지면서 유연하고 대형화된 OLED 채택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 중심 전략으로 고급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