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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하이닉스,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정의…시총 2000조도 가능”

HBM 주도권, ‘메모리 회사’ 인식 넘는다
AI 인프라 기업으로 가치 재평가 강조
엔비디아·TSMC와 공급망 삼각축 자신
“장기적으로 시총 2000조도 가능”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를 단순한 메모리 제조사가 아닌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규정하며,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0조 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인공지능 산업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의 기업 가치 평가 기준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26일 출간된 『SK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 슈퍼 모멘텀』에 실린 특별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AI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인식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하이닉스 시가총액이 200조 원을 돌파한 시점을 언급하며 “이제야 출발선에 섰다는 느낌”이라며, 2030년 700조 원, 이후에는 1000조~2000조 원까지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커머디티 인식 벗어나야…AI 회사로 봐야”

 

최 회장은 현재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여전히 ‘범용 메모리 제조사’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짚었다. 그는 “AI 반도체 기업, 더 나아가 AI 인프라 기업으로 인식이 전환되지 않으면 시총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비교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견주려면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한다”며 “큰 목표를 설정해야 그에 맞는 도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HBM 성공의 출발점은 ‘언더독의 집념’

 

HBM 개발 과정에 대해서는 ‘언더독 스토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HBM의 초기 개념이 AMD에서 출발했으며, 리사 수 AMD CEO의 강한 요청이 개발을 이어가게 만든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고대역폭·고용량을 구현하는 기술이지만,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반복되는 수율 실패와 고객사 반려로 내부 회의론도 컸다. 최 회장은 이를 두고 “아오지 탄광에서 버티는 심정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하이닉스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독한 DNA’를 꼽았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단련된 조직 특유의 독함이 결국 HBM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 “AI 공급망, 하이닉스-엔비디아-TSMC 삼각구도”

 

최 회장은 향후 AI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의 지위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가속기의 핵심 병목으로 HBM과 패키징을 지목하며,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SK하이닉스와 TSMC뿐이라고 단언했다.

 

“엔비디아조차 이 두 영역은 외부 파트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하이닉스-엔비디아-TSMC로 이어지는 삼각 구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이닉스 없었다면 한국은 AI 변방으로 밀렸을 것”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존재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운명을 바꿨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2000년대 초 하이닉스가 해외로 매각됐다면, 지금 한국은 AI 인프라 논의에서 배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초기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국가는 구조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선대 회장과의 약속…꿈은 이뤘지만 아직 배고프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반도체 집념이 선대 회장 고(故)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하루 10억 원씩 이익을 내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떠올린다”며, 현재 하이닉스의 실적은 그 꿈을 훨씬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꿈은 어느 정도 이뤘지만,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며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