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최석돈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공간 육면체 & 입체 사면체(기하학으로 관찰하는 미학)」가 3월 29일까지 김포 CICA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기하학을 단순한 수학적 도구가 아닌, 세계의 생성과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는 ‘이성의 언어’로 바라보는 작가의 철학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기하학이 자연철학과 미학, 인문학의 토대이자 고전물리학에서 양자물리학에 이르는 사유의 기반이라고 보고, 이를 통해 ‘자연과 생명에 내재된 아름다움의 근원’을 탐구한다.

최석돈 작가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사망을 품은 생명’이라는 주제를 구축해왔다.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본질을 기하학적 구조로 해석하며,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에 이르는 형상 원리를 작품에 담아낸다. 이번 개인전은 그가 오랜 시간 이어온 사유와 실험, 그리고 방황의 과정을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한 기록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세대에서 성장해 디지털 전환기를 경험한 작가는 경제적 현실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갈등, 그리고 자신만의 창작 개념을 정립하기 위한 고민 속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방황은 결국 기하학적 관점에서 미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과정으로 이어졌고, 이번 전시는 그 여정의 ‘마침표’로 제시된다.

전시에서 강조되는 또 하나의 축은 미술사 속 기하학의 역할이다. 르네상스 이후 ‘선 원근법’으로 대표되는 기하학적 혁신, 그리고 아카데미즘과 추상주의의 대립 속에서 드러난 ‘기하학적 다양성과 단순성’의 논쟁은 현대 미술가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으로 남아 있다. 작가는 이 오래된 논쟁의 핵심을 ‘미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환원하며, 이를 자신의 작업 세계 속에서 다시 탐색한다.
디지털 가상 현실의 등장은 전통 미술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작가에게 하나의 장벽처럼 다가왔지만, 그는 이를 새로운 창작의 장으로 해석한다. 전통이 축적해온 역사 위에서 디지털 시대의 미술이 열린다는 인식 아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 작가는 향후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어 ‘새로운 미술 개념의 시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관통해온 대립과 갈등을 정리하고, 기하학적 다양성과 단순성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지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미술 세계를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조형 작업을 넘어, 기하학이라는 언어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