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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시선] 경북을 바꾸겠다는 오중기, 5%에서 40%에 도전한다

험지 경북서 다시 깃발 든 오중기, 세 번째 도전
5.79%에서 34%까지… 벽을 밀어온 정치의 시간
“당선 가능한 곳 아닌, 바꿔야 할 곳을 택했다”
산불 복구·신공항·2차전지… 경북 미래 청사진 제시
“40% 넘기면 바뀐다”… 경북 정치 지형 변화 기대감

경북 정치에서 오중기라는 이름은 하나의 후보를 넘어선다. 오랫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땅에서 “가능성”을 만들어온 시간의 축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오중기 후보는 30일 유튜브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자신의 정치 여정과 이번 선거의 의미를 밝혔다. 이 인터뷰는 개인 서사를 넘어, 왜 경북에서 민주당 정치가 어려운지, 그리고 그럼에도 왜 누군가는 그 길을 계속 걸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출발부터 남달랐다. 대학 시절 5·18을 접했고, 전대협 대구·경북 활동과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구속을 겪었다. 이후 언론사에서 안정된 삶을 이어가던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 서울을 떠나 경북으로 내려온 선택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결단에 가까웠다.

 

핵심은 분명하다. 대부분은 당선 가능한 지역을 택하지만, 그는 바꿔야 할 지역을 선택했다. 민주당 간판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지만, 오히려 그 벽을 깨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봤다. “그때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그의 말은 스스로는 ‘착각’이라 했지만, 경북 정치의 균열을 만든 첫 출발점이었다.

 

성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2008년 첫 출마에서 5.79%에 머물렀던 득표율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34%까지 올라섰다.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포항 북구 총선에서도 30%를 넘기며 ‘마의 벽’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득표율이 아니라, 지역 정치의 균열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그 변화는 선거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 후보는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시민과 직접 만나고, 지역에서 관계를 쌓고, 청년들과 호흡하며 오랜 시간 기반을 다져왔다. “진심을 열고 계속 소통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정치 구호가 아니라 체득된 방식이다.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명함을 찢기는 일, 유세 현장에서의 모욕, 선거비 부담까지 감내해야 했다. 가족과의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후퇴의 이유가 아니라 축적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의 시선도 바뀌었고, 지지는 서서히 쌓였다. 정치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으로 견뎌낸 셈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드러난 변화는 또 있다. 이제 그는 상징을 넘어 구체를 말한다. 영덕 산불 복구 방식 재설계, 대구·경북 신공항 조기 완공, 2차전지 산업 클러스터 확대, 지역 특화 산업 육성, 에너지 인프라 개선까지 경북의 구조적 과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제의식도 명확하다. 경북은 산업·농업·관광 기반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도민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지표보다 체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경북에 필요한 것은 익숙한 관리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라는 진단이다.

 

선거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달라졌다. 과거에는 ‘버티는 정치’였다면, 이제는 ‘이기는 정치’를 말한다. 34~35%를 넘어 40%에 도달하면 정치 지형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판단이다. “40%를 넘기면 물이 바뀐다”는 발언은 희망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 분석에 가깝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연결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현장에서 구현할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대구·경북 통합, 메가시티 구상, 균형발전 전략 속에서 경북이 더 이상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는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쌓아온 기반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겠다고 한다. 정치의 성패를 개인의 결과로만 보지 않는 시선이다. 경북에서 민주당 정치의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의 역할이라는 인식이다.

 

그래서 이 도전은 의미가 있다. 쉬운 길이 아니라 가장 늦게 변하는 곳을 택했고, 가장 오래 버텼으며, 결국 5%를 34%로 끌어올렸다. 정치가 말이 아니라 시간으로 증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경북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그러나 벽은 결국 흔들린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다. 오중기라는 이름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출마가 아니다. 경북 정치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 시험하는 과정이다.

 

오중기의 시간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시간이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있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