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우리는 또 다른 219명의 이재명이 되겠다."
20일 오전, 광주시의회 기자실. 책상 위로 나란히 놓인 서명이 적힌 선언문 위에 지역 법조인들의 결의가 묻어났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19명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자리였다.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변호사들은 단순한 선거 지지 이상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소년공 출신인 이재명 후보가 만들어 갈 기본사회야말로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의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무엇보다도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완수를 위해 법조인 스스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을 주도한 강행옥 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우리는 그가 혼자서 걷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길에, 219명의 변호사가 함께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언문에는 '내란 종식', '국민 기본권 보장', '헌법정신의 회복' 등 묵직한 키워드가 가득했다.
이재명 후보는 일찍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노동자 출신 정치인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밀도 있게 펼쳐왔다. 이번 선언은 그러한 그의 정치 여정에 대해 법조계가 의미 있는 신뢰를 보낸 셈이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양부남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광주에서 90% 득표율이라는 상징적 목표를 이루는 데 이번 지지선언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을 지역구 전진숙 의원도 “이제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며, “변호사들이 직접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점은 참여자 면면이다. 강행옥 전 회장을 비롯해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이정희, 전 광주광역시 경찰위원장 김태봉, 전 광주가정법원장 강신중, 광주지방변호사회 54·55대 회장을 지낸 최병근·임선숙 변호사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대거 동참했다. 정치색 이전에, 사법 정의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했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그간 사법개혁은 정치권의 화두였지만, 실질적인 법조계 내부의 개혁 동력은 좀처럼 모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선언은 법조계 내부에서도 변화의 에너지가 자발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더구나 지역적 특성상 광주라는 민주주의 상징 도시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선언의 말미에 다시 한 번 이렇게 적었다. “광주는 늘 정의로운 선택을 해왔다. 이번에도 그 선택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