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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의회 오행숙 의원, “위험한 농촌길 환경 개선 시급” 강력 요구

- 농촌 고령층 이동 불편 심각…마을 안길 전수조사와 개선 절실
- 전동차·보조기구 사용 어려운 도로 환경, 어르신 안전 위협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그 길은 마을의 주름이고, 어르신의 숨결입니다.” 순천시의회 오행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승주·주암·송광·서·황전·월등)이 최근 열린 제287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농촌 마을도로 환경의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전면적인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 의원의 자유발언은 기반시설 정비를 넘어, ‘고령화’라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농촌은 이미 초고령 사회다. 순천의 외곽 농촌 마을들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마을은 주민의 60~70% 이상이 70세가 넘는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다. 그들 대부분은 무릎이 성하지 않고, 혼자 걷는 것도 버겁다. 보행 보조기, 유모차, 전동차는 이제 이들에겐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 도구’다.

 

하지만 이들이 매일 지나야 하는 길은 정비되지 않은 좁은 골목, 깨진 아스팔트, 급경사와 무단 경계석이 즐비한 도로다. 보조기구가 걸려 넘어지기 일쑤고, 비가 오면 물이 고이고 흙탕물이 튄다. 어떤 곳은 배수도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는 진흙밭이 된다.

 

“이런 도로는 위험하다는 걸 다 알지만, 그 길 말고는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실제 주민들의 말은 한결같다. 마을버스도 자주 오지 않고, 병원은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유일한 이동수단은 전동차나 도보. 하지만 그 기본이 되는 ‘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행숙 의원은 “농촌의 어르신들이 대표적인 교통약자임에도, 지금까지 위험을 감내하며 조용히 살아온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는 행정이 나서서 어르신의 ‘안전하게 걷고 탈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의원은 단발성 포장 공사나 민원 위주의 땜질식 행정보다, 마을 단위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전동보조기구 이용 실태, 경사도, 보행로 폭, 배수 상황 등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통 약자를 위한 ‘생활기반형 도로 정비’가 농촌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편입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순천시는 최근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도로망 확충과 보행 환경 개선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마을 안길처럼 작은 생활도로는 여전히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그 결과 농촌 어르신들은 ‘소외된 안전’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 의원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농촌 마을 안길 개선을 행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농촌 어르신들의 삶은 계절 따라 흐르지만, 그 삶을 지탱하는 길은 사계절 내내 방치되고 있습니다. 행정이 먼저 손 내밀어야 합니다.”

 

이제 순천시의 과제는 명확하다.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계획은 도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르신들이 매일 걷는 그 마을길 하나하나가 ‘사람 중심 도시’의 출발점이라는 걸, 지금이야말로 다시 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