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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네트웍스 유인상 대표, ‘막말 논란’에 해킹 사고까지…사퇴 압박 확산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CJ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유인상 대표가 거센 내부 반발과 보안 사고 등 연이은 악재에 휘말리며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사내 신뢰와 대외 평판이 동시에 흔들리는 양상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유 대표의 부적절한 언행과 폭언을 폭로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대표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실제 사내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75명 중 83%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업무보다 리더의 존재가 더 피로하다”고 전했고, 또 다른 직원은 “다시 취업준비생이 된 것 같다”며 “낮은 수준의 시험 문제를 못 맞히면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시스템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퇴직률은 전년과 유사하며 업계 평균보다 낮다”고 해명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급속한 성과 압박과 일방적 소통 방식이 조직문화의 균열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정적인 리더십 타격은 지난달 발생한 보안 사고다. 북한 해킹조직 ‘김수키’로 추정되는 세력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디지털 인증서를 탈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안 관리 부실 논란이 본격화됐다. 회사는 인증서를 폐기하고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뚜렷한 재발 방지 대책이나 공식적인 후속 조치가 없어 대응 미흡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3월 보안 통합 관리 솔루션 ‘시큐포털 원’을 출시하며 정보보안 전문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자사 인증서 유출이라는 허점을 드러낸 데다, 사후 대응이 미진해 대내외 신뢰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계열사의 정보시스템 운영을 비롯해 공공·민간 부문 SW개발, 정보보호 컨설팅 등을 수행하고 있는 CJ그룹의 핵심 IT 계열사다. 유 대표는 2023년 7월 LG CNS 출신으로 선임돼 수익 중심 경영을 주도했고, 지난해 매출 7277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6%, 12.6%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단기 실적에 집중한 경영이 내부 구성원의 공감과 소통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I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기술보다 사람 중심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일방적인 통제형 리더십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측은 “익명 게시판의 개별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리더십 쇄신 없이는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고객사와 시장의 신뢰 회복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