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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폭염도 범죄도 질병도 피해간다…체감형 행정 풀가동

- 고수온 예비특보 발령에 양식장 선제 대응…재해보험·액화산소 지원
- 현업근로자 산업보건의 위촉…직업환경의학 전문 자문체계 구축
- 여서·선원·화장동 안심귀갓길 조성…조명시설로 야간 보행불안 해소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시(시장 정기명)가 본격적인 무더위 속에서 시민의 삶과 밀접한 현안에 ‘삼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생활 밀착형 행정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 예방부터 현업근로자의 건강 관리, 야간 보행 안전 확보까지, 시는 여름철 재해와 불안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4시, 여수 연안 해역에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령되면서 시는 즉시 비상 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는 장마 기간이 짧고 폭염이 일찍 찾아오면서 여수 연안의 수온이 25도, 내만은 27도를 넘는 등 수산 생물 피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고수온에 대비해 이미 9억 원 규모의 재해보험료를 확보해 어가의 가입을 독려하고, 면역증강제 58톤과 백신 75리터를 가두리양식장에 사전 보급했다. 여기에 오는 7일부터는 액화산소 880통을 순차적으로 지원해 양식 어류의 폐사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선다.

 

시는 또한 SNS와 문자 알림을 통해 수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으며, 수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고수온 피해 대응 교육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 여수시는 84일간 고수온 특보가 이어지며 405어가에서 26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피해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은 지금입니다. 어업인 여러분도 사료 공급 중단, 조기 출하, 대응 장비 가동 등 현장 조치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시 관계자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묻어난다.

 

 

근로자 건강권도 챙기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2일 박정훈 여수전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산업보건의로 공식 위촉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50인 이상 근로자가 일하는 공공기관에 산업보건의 선임이 의무화된 데 따른 조치다.

 

박 전문의는 오는 2027년까지 시 소속 근로자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하고, 근무 중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해 의학 자문을 맡는다. 특히 산업현장에 노출되기 쉬운 유해환경에 대한 조언과 예방 방안을 마련해, 근로자의 안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산업보건의와 함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산업재해 ‘제로’를 향한 시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시민들이 밤길을 걷는 발걸음도 가볍게 바뀌고 있다. 여수시는 여서동, 선원동, 화장동 등 3곳에 ‘불빛 따라 안심하고 걷는 귀갓길’을 조성해 시민들의 야간 보행 불안을 해소하고 있다.

 

이 사업은 어두운 골목, 1인 가구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LED 조명과 태양광 바닥조명을 설치해 야간 시인성을 높이는 생활안전 프로젝트다. 각 구간에는 바닥에 특정 문구를 비추는 ‘로고젝터’ 1대씩과 ‘솔라표지병’ 40여 개가 설치돼, 물리적인 조명뿐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더했다.

 

조성 대상지는 행정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읍면동 전수조사, 여수경찰서 범죄예방진단, 민·관·경 합동 현장조사, 여성친화도시 실무협의체 심의, 시민참여단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다각적으로 검토됐다.

 

여수시는 이 밖에도 환경디자인 안심거리, 공중화장실, 안심지킴이집 등을 대상으로 민·관·경 합동점검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범죄예방 환경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자마자 여수시는 더위, 질병, 불안을 막기 위한 ‘생활 방역’에 나섰다. 단발성 캠페인이나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 중심의 선제 대응과 협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이번 조치는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 ‘몸으로 느끼는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 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일상 가까이에서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행정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