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삼성전자가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을 전격 공개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통해 삼성은 디자인, 성능, 인공지능(AI) 등 전방위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7세대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폴더블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특히 갤럭시Z 폴드7은 지금까지 출시된 폴더블폰 중 가장 얇고 가벼운 제품으로, 접었을 때 두께가 8.9mm에 불과하다. 이는 전작(14.9mm) 대비 무려 6mm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초기 모델 대비 두께가 약 48% 감소한 셈이다. 일반 스마트폰과 거의 차이 없는 수준의 휴대성을 구현하면서도 폴더블 특유의 대화면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이번 제품에서 외부 디스플레이와 내부 디스플레이 모두 사용성을 강화했다. 폴드7의 외부 화면은 갤럭시 S25와 비슷한 화면 비율로 넓어져, 문자 입력 시 오타율을 크게 줄였고, 내부 디스플레이는 8인치로 확대돼 전작 대비 11% 커졌다. 접히는 부위의 화면 주름도 눈에 띄게 개선돼 시각적 이질감이 줄었다. 내구성 또한 강화됐다. 두께는 줄였지만 디스플레이에는 두꺼운 초박형 유리가 적용됐고, 전·후면 모두 최신형 고릴라 글래스로 마감됐다.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후면에는 2억 화소의 광각 카메라가 탑재돼 고해상도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프로세서는 퀄컴의 최신형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장착했다. 이 칩셋은 고급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제품으로, 고성능 연산과 AI 처리에 최적화됐다. 삼성은 이번 7세대 폴더블폰에 자사의 AI 플랫폼을 심층적으로 통합했는데, 특히 구글의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라이브’를 기반으로 음성 검색, 화면 공유, 실시간 통역 등 다양한 AI 기반 기능이 가능해졌다.
같이 공개된 갤럭시Z 플립7은 전작 대비 외부 디스플레이가 3.4인치에서 4.1인치로 커졌으며, OLED 화면이 듀얼 카메라를 감싸는 형태로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플립7에 삼성의 자체 개발 칩셋인 ‘엑시노스 2500’이 처음으로 적용됐다는 점이다. 엑시노스는 그간 성능과 발열 문제로 비판받아 왔지만, 삼성은 이번 신형 칩을 통해 반도체 기술력 회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가격 접근성을 높인 실속형 모델 ‘갤럭시Z 플립7 FE’도 함께 공개했다. 디자인과 성능은 플립7과 유사하지만 가격 부담은 낮춰, 보급형 시장 공략과 소비자 저변 확대를 동시에 노렸다. 삼성은 이 제품을 통해 폴더블 시장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모바일 제품 관리 담당 수석부사장 드루 블래커드는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은 폼팩터 자체의 대중화를 위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직접 사용해보면 폴더블폰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폴드는 삼성 제품군 중 재구매율이 가장 높은 시리즈”라며 “중장년층 남성 사용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충성도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반면 플립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나 여성 고객의 ‘체험형 소비’가 많아 충성도는 다소 낮지만, 이번 7세대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을 강화해 변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삼성의 이번 행보를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폴더블 시장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애플은 2026년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구글 역시 올여름 ‘픽셀10 프로 폴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경쟁사의 추격 전에 확고한 기술력과 시장 주도권을 과시하며 ‘폴더블=삼성’이라는 인식을 굳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7세대에 접어든 삼성 폴더블폰 시리즈는 이제 ‘혁신’보다는 ‘완성도’와 ‘대중성’에 방점을 찍으며, 더 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본격적인 확산 국면에 돌입했다. ‘두껍고 비싸다’는 초기 폴더블폰의 고정관념을 허물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앞세운 삼성의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