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이탈리아 초콜릿 제조사 페레로가 미국 대표 시리얼 브랜드 WK켈로그를 인수하며 북미 식품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페레로와 WK켈로그는 31억 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가는 23달러로, 이는 직전 거래일 대비 31%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거래는 규제당국과 주주 승인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페레로의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페레로는 앞서 네슬레의 미국 캔디사업,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의 모회사인 웰스엔터프라이즈 등을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WK켈로그 인수로 페레로는 시리얼이라는 신규 카테고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초콜릿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변화하게 됐다.
WK켈로그는 2023년 켈로그에서 분사한 시리얼 전문 기업으로, 콘플레이크와 푸르트루프 등 미국 가정에 친숙한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 약 1만4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22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설탕 함량 높은 시리얼에 대한 소비자 기피와 고물가 속 PB상품 선호가 맞물리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5월에는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WK켈로그의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현금 흐름 안정성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니퍼 바타슈스 애널리스트는 “켈로그는 판매 부진에 시달려왔지만, 브랜드 통합과 현금창출 능력에서 페레로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페레로그룹의 지오반니 페레로 회장은 “이번 인수는 북미 시장 입지 확대라는 장기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브랜드를 결합한 전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WK켈로그는 8월 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나 인수 진행을 이유로 컨퍼런스콜은 생략하기로 했다. 잠정 발표에 따르면 분기 매출은 6억1000만~6억1500만 달러, EBITDA는 4300만4800만 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