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시 동구의 대표적인 유휴 공간인 지산유원지를 시민 친화적인 문화예술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침체된 도심 상권을 회복하고 지역경제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치’와 ‘쇠락’의 상징이었던 공간을 ‘활력’과 ‘공존’의 장소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지역 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는 7월 30일 광주광역시 동구의회 소회의실에서 ‘지산유원지 개방형 문화예술공간 조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 포럼’이 열린다. 이번 포럼은 담론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실행 가능성과 민·관 협력 모델 구축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를 앞두고 박종균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지난 17일 관련 전문가 및 지역 인사들과 차담회를 열고, 현황을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했다.
이날 차담회에는 조원섭 지산유원지 상가 부회장, 이여진 동구문화관광재단 이사, 김동주 문화기획자, 정길종 세계이스포츠홀딩스 대표, 한상도 문화정책 전문가, 뉴스아이이에스 장은영 취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상권 회복을 위한 문화콘텐츠 유치 전략, 사유지와 공공부지의 활용 조정 문제, 폐호텔 부지 개발 방안, 공연장과 체험시설 유치 등 다각적인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박 위원장은 “지산동은 광주 5개 자치구 중에서도 자연경관과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곳이지만, 행정적 지원이나 생활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지금까지처럼 행정 주도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민간, 학계, 예술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산유원지 내 폐호텔 부지에 대해선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광주시가 약 4년 전 공공매입한 해당 부지는 이후 어떠한 활용 계획도 없이 방치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며 “지금 이대로 두면 그 자체가 지역 쇠퇴를 고착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시민을 위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 역시 폐호텔 부지를 활용한 공연장, 전시관, 체험형 문화 공간 등의 조성을 제안했다. 단기적 이벤트나 일회성 축제가 아닌, 상시 운영 가능한 문화 허브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청년 예술가와 문화기획자가 함께할 수 있는 창작지원 공간 조성도 언급되며, 문화와 경제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획들이 제안됐다.
박 위원장은 이와 함께 도심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상권 위축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충장로, 금남로,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은 예전의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이제는 지산유원지를 포함한 새로운 축에서 문화와 소비를 결합한 모델을 구축할 때”라며 “2년 뒤 ‘더 현대’ 광주점 개점으로 소비가 집중되는 블랙홀 현상에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기존 도심 상권은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자본을 유치하거나,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을 병행해 지산동이 지닌 역사성과 지역성을 살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고민하겠다”며, “개발이 곧 지역 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열릴 포럼에서는 박종균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유영태 조선대학교 명예교수와 곽준호 ㈜케이티씨씨엠 대표가 발제자로 나선다. 유 교수는 문화공간 조성과 지역 공동체의 상호작용에 대해 발표하며, 곽 대표는 민간 주도 개발의 실현 가능성과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패널 토론에는 문화기획자, 도시계획 전문가, 청년 예술가 등이 참여해 실질적인 실행 방안을 두고 논의를 펼친다.
이번 포럼이 논의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동의와 참여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산유원지가 광주의 또 다른 문화거점이자 시민의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