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무더운 여름, 지역을 위한 진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화순군과 신안군이 고향사랑기부제를 계기로 나눈 기부는 금전적 교류를 넘어, 지역 간 상생을 향한 의지의 교환이었다.
동시에 화순군은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축제를 접고, 행정력을 피해 복구에 집중하며 연대의 무게를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한 주, 화순은 ‘나눔’과 ‘공감’이 지역을 살리는 진짜 힘임을 증명했다.

#상호기부로 이어진 연대… 천운농협과 임자농협, 300만 원씩 기부
화순 천운농협(조합장 김준호)과 신안 임자농협(조합장 진완산)은 7월 23일, 화순군청을 찾아 각각 3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상대 지역에 전달했다. 이번 기탁식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본질인 ‘고향을 위한 따뜻한 관심’을 지역 간에도 확대해 실천한 뜻깊은 행사로 평가된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해 마련된 기부금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농협 내부에서도 고향사랑기부제가 자발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천운농협은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임자농협과 상호기부를 진행해 지역 간 연대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김준호 조합장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지역 간 신뢰와 연대를 쌓아가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농협이 그 가교 역할을 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임자농협 진완산 조합장도 “서로를 응원하는 기부가 작은 실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속되면 강한 연대가 된다”며 향후 협력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농협이 기부문화의 실천 주체로 나서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공동체를 튼튼하게 묶는 생활 속 제도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 여름휴가철 맞아 '썸머위크'로 확장
이와 함께 화순군은 고향사랑기부제 참여를 확산하기 위한 홍보 이벤트 ‘화순 고향사랑, 썸머위크’를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다. 여름 휴가철, 고향 방문객과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벤트 기간 내 화순군에 10만 원 이상 기부하고 답례품을 주문하면 자동으로 응모되며, 선착순 30명에게는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이 추가로 증정된다. 기부는 고향사랑e음 온라인 사이트뿐 아니라 국민·농협·신한·하나은행 뱅킹 앱, NH농협은행 창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
주창현 자치행정과장은 “여름휴가처럼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기부자에게 실질적인 만족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순군은 작년부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지역 특산물, 농·식품 가공품, 체험형 관광상품 등을 확대해 기부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실제로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화순군에는 젊은 층 기부 비율이 늘어나고 있고, 관광형 답례품의 호응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수해에 멈춘 축제… 군민 곁에 선 행정
하지만 화순군의 이번 여름은 마냥 들뜨기만 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관내 주택, 농경지, 도로 등이 침수되고 많은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군은 이런 상황 속에서 오는 7월 25일 예정돼 있던 ‘청춘신작로 버스킹’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청춘신작로 버스킹은 젊은 예술가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 축제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군은 주민들의 안전과 피해 복구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조미화 인구청년정책과장은 “군민들의 안전과 빠른 일상 회복이 가장 우선”이라며 “이번 결정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8월 한 달간 휴식기를 갖고, 9월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지역을 위한 진심, 일상 속 연대로 이어지길”
화순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세제 혜택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는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천운농협과 임자농협의 상호기부는 그 출발점이 되었으며, 군은 수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사람 중심’의 행정을 실천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기부와 이벤트, 그리고 취소된 공연까지, 올여름 화순군의 행보는 조용하지만 진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따뜻한 나눔이 이어지고, 연대가 조용히 뿌리를 내리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지역 공동체의 힘이 되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상생의 길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