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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신 칼럼] 시장은 관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 달러와 금리의 엇박자

올해 1월부터 달러는 역사상 기록적인 하락을 겪었다. 반면 7월 들어 달러는 반등했으며 달러원 환율도 다시 1400원을 넘보고 있다. 달러를 움직인 동인이 모두 관세였기 때문에, 7월의 강달러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6월까지 약달러를 이끈 핵심 동인은 관세에 따른 미국 성장 우려다. 지난 4월 미국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달러 폭락이 두드러졌다. 다만 교과서적으로 관세는 교역재의 가격 평활화를 위해 강달러를 유도한다. 동시에 관세는 미국의 경기를 악화시키지만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제에 더 큰 타격을 미치기 때문에 상대 성장격차 면에서 강달러이기도 하다. 

7월부터는 동일한 관세 우려인데도 달러가 다시 교과서적인 강달러로 반응하는 것은 글로벌 성장을 걱정하는 국면으로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무역체제와 달러 본위제에서 약달러는 그 자체로 글로벌 경제 부양이 효과가 있었고 특히 미국 이외의 경제 및 자산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 달러의 흐름은 이것이 6월말을 기점으로 마무리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관세가 미국의 협상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보는 입장이다. 따라서 8월에 본격적으로 고율 관세가 시행된다면 글로벌 성장 격차 경로를 통해 강달러를 더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상반기 높은 성과를 보였던 미국 외 지역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주간 강달러 전환의 배경을 이해하고 향후 관세가 계속 강달러를 유발하는 흐름으로 진행되는지 주목해보자.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의 조사 결과 원자재 비용과 근본적인 수요 사이의 괴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의 잠재적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역사적으로 ISM 신규 주문지수와 가격지수는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여 왔으며, 이는 강한 수요가 생산과 비용 압력을 동시에 높이는 사이클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최근 가격지수는 급격히 반등했지만 신규 주문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유지하며 수축 국면에 정체되어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기업들이 수요 증가 없이 원자재 비용 상승을 겪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해 수입재료 및 부품의 비용이 상승하고, 신규 주문에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불균형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로스엔젤레스의 롱비치 항구에 대기 중인 선박 수가 급증하며 미국 서부 해안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결과지만, 이는 관세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더욱이 뉴욕 연은에서 측정하는 공급망 압력지수는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단기적으로 완화되는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美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가치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이지만, 최근 달러의 흐름은 전통적 환율과 금리 간 관계를 벗어난 움직임이다. 이는 우려스러운 신호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2022년 영국의 위기상황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은 금리 인상과 파운드화 약세가 나타나며 단기 채무 위기를 경험했고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했다.

 

연준의 미국 대형은행에 적용되는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규제 완화와 지니어스 법안 통과 등으로 미국 국채 수요는 일부 증가할 것이다. 다만 하반기 국채 발행의 증가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 하락의 탈종조화 현상은 가속화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징후가 점점 나타나고 있으며, 수 년간의 확장 재정 정책이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절정에 달할 수 있다.

 

관세 인상으로 미국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성장률(=소비+투자+무역수지)이 둔화됐지만, Core GDP(소비+자본적 지출(Capex))성장률은 3%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AI관련 투자와 전력 인프라 투자 등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 이외 지역은 미국과 반대로 성장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Core GDP 성장률은 이에 못미친다. 경제 전반적인 재고 부담은 미국보다 아시아 국가들이 더 크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모순(예를 들어, 무역적자를 줄이겠다고 하면서 감세를 시행, 감세는 소비가 늘면 무역적자는 확대)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脫미국 전망이 강화되고 있는데, Core GDP 흐름을 보면 성장률 측면에서 이런 흐름은 뚜렷하지 않다.

 

미국은 매크로 측면에서 보면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8월1일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불확실성 지수는 4월(상호 관세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재 미국 경기가 양호한 편이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관세로 인한 물가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한다면, 재정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고, 경기 불안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산업 경쟁력 약화다. 무역수지는 양호하다. 1월에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무역적자를 기록한 시기는 KOSPI가 저점을 기록한 때와 대체로 일치한다. 반면에 수출은 회복세가 확인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관세 인상 때문에 주요국 수출이 올해 상반기엔 밀어내기로 증가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밀어내기 효과도 약하다. 이것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주요 제조업 경쟁국과 비교해 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