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약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의 새로운 스톡옵션을 승인했다. 2018년 보상안의 법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테슬라는 이번 조치가 머스크의 경영 집중과 장기 리더십 유지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머스크가 향후 2년간 CEO 또는 고위 임원직을 유지할 경우 9,600만 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 주식은 향후 5년간 의무 보유 조건이 붙으며, 행사 가격은 주당 23.34달러로 2018년 보상안과 동일하다.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보상안은 선의의 첫걸음이며, 인공지능(AI) 시대의 인재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머스크를 붙잡아 두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머스크의 다양한 사업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는 그가 테슬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상안은 오는 11월 6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 투표를 거칠 예정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외에도 xAI, 스페이스X, 뉴럴링크, X(구 트위터), 보링컴퍼니 등 여러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과거 정치적 행보도 활발히 펼쳐왔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는 테슬라가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리더”라며 그의 지속적인 리더십이 기업의 미래 전략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델라웨어주 법원은 지난 1월 주주 소송에서 2018년 머스크에게 승인된 560억 달러 규모의 기존 보상안을 무효화한 바 있다. 해당 보상안은 최초 26억 달러 규모였으나,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가치가 56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현재 이 판결에 대한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이며, 기존 보상안이 복원될 경우 이번 스톡옵션은 자동 취소된다.

테슬라는 법원 판결 이후 본사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했으며, 텍사스 법에 따른 새로운 보상안 마련에 착수해 이번 방안을 내놓았다. 이사회는 향후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은 머스크의 테슬라 장기 리더십을 보장하고, 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머스크는 테슬라의 핵심 자산이며 보상안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지난 2008년부터 테슬라 CEO를 맡아왔으며, 지난 5월에는 향후 5년간 테슬라를 계속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