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정부가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의 준공 시점을 당초 2031년에서 2030년으로 1년 앞당기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 상반기 안에 발주가 이뤄져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총 440㎞ 규모 해저케이블을 투입하는 이번 사업은 새만금화성 간 220㎞ 구간에 왕복 2회선을 설치해 2GW급 전력망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특수선박과 고난도의 해저 시공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준비와 공정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조기발주 없이는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찰부터 해양 조사, 자재 생산·테스트, 운송·포설까지 최소 4~5년이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에 사업자를 확정하지 못하면 2030년 준공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HVDC 시장은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케이블과 변환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해 납기 지연 리스크가 상존한다. 실제로 영국은 2029년 완공 예정인 ‘이스턴그린링크’ 1단계 사업을 지난해 착공했고, 2033년 완공 예정인 4단계까지 일찌감치 사업자를 지정했다. 이에 비춰보면 한국이 발주를 지연할 경우 국제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는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해저 HVDC 케이블 제작과 시공 경험을 모두 갖춘 유일한 사업자로 꼽힌다. 특히 LS마린솔루션은 초대형 HVDC 전용 포설선 건조에 착수하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산 HVDC 장비는 안전성과 안보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유럽·미국 프로젝트에서 배제되는 흐름이다. WTO 규범상 안보 예외가 인정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은 ‘중국 배제-국내 기업 부각’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결국 서해안 HVDC 프로젝트의 성공 관건은 ‘속도’다. 정부가 조기 준공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발주 시점이 늦어질수록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고,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