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브랜드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슬링샷스트래티지스가 미국인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14%만이 FSD가 테슬라 구매 의향을 높였다고 답했다. 반면 35%는 오히려 구매 의향을 낮췄다고 응답했으며, 51%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층에서도 FSD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소비자 절반가량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응답자들은 “사고 책임을 제조사가 져야 한다”며 광고 제한과 안전 규제 강화를 지지했다. 실제 최근 배심원단은 오토파일럿 작동 중 사망사고에 대해 테슬라에 부분 책임을 인정, 약 2억4,3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브랜드 신뢰도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두 달 새 테슬라 차량을 “안전하지 않다”고 본 비율은 34%에서 36%로 올랐고, “매우 안전하다”는 응답은 17%에서 13%로 줄었다. 소비자들이 꼽은 안전 브랜드는 혼다·도요타·쉐보레였다. 슬링샷 측은 “테슬라가 미국 내 전기차 업체 중 가장 나쁜 평판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 부진도 겹쳤다. 유럽 내 7월 테슬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하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신차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까지 겹치며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로보택시 시장에서도 테슬라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 운행 중이나, 여전히 운전자 감독이 필수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을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하면서도 “대다수 소비자는 FSD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며 시장 교육 부족을 지적했다. 테슬라는 FSD를 월 99달러 구독제로 제공 중이며, 9월 1일까지는 신규 구매 고객에게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걸었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FSD가 “모든 조건에서 작동 가능하다”며 혁신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신과 규제 리스크, 안전 논란이 겹치면서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